처방전 위조 알고도 마약류 수만 정 판매한 약사…2심서 집유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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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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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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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처방전 위조해 약 받아간 이들은 법정 구속…"약사에게만 책임 지우기 어려워"

처방전이 위조된 것을 알고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약을 조제해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약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양경승)는 약사법 위반·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약사 A(43)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1심 재판부가 A 씨에게 선고한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1300여 만 원은 2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A 씨는 2018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외국인 B 씨가 가져온 처방전이 위조된 것을 알고도 총 134차례에 걸쳐 1만2000여 정의 펜디메트라진 성분 약을 조제해준 혐의로 기소됐다. 펜디메트라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식욕 억제제다.

A 씨는 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C 씨에게서 위조 처방전을 받고 졸피뎀 성분 수면유도제 4만1000여 정과 디아제팜 성분 신경안정제 500여 정을 제조해 건넨 혐의도 받았다. 졸피뎀과 디아제팜은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C 씨의 처방전 위조에까지 일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C 씨가 가져온 빈 처방전에 A 씨가 양식을 채워 함께 위조한 것만 477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1심에서 "처방전이 위조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약국을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행정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자 항소심에서는 입장을 바꿔 혐의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인다"며 집행유예로 형량을 낮췄다. 또 "피고인이 인수하기 전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들도 비슷한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고, 종이 처방전 위조와 이를 통한 의약품 취득 과정에서 약사에게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B 씨와 C 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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