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사진 이용, 나노 스케일 3D표면을 85% 정확도로 예측[Science]

  • 문화일보
  • 입력 2023-02-08 09:55
  • 업데이트 2023-02-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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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 카이스트 이정철 교수팀 새로운 측정방법론 제시

저해상 광현미경에 딥러닝 적용
연속적 고해상도 동영상 첫 생성

낮은 측정 속도·고온 환경 등
원자 현미경 물리적 한계 돌파
반도체 공정 생산 개선에 기여


반도체를 만들 때 나노(nano·10억 분의 1) 크기로 형성되는 웨이퍼 표면의 균일성을 공정 직후에 검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입자의 모양과 크기가 원하는 대로 나와야 원래 목표했던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자 현미경으로 표면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입자에 바짝 붙여 접촉식 측정을 해야 하는데 속도가 느린 점이 업계의 고민이었다.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입자를 형성시키는 공정은 또 극도의 고온 상태에서 진행돼 이 또한 장벽으로 작용했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광학 현미경을 사용해 표면에서 공간을 띄운 상태로 측정하는 비접촉 방식의 사진을 인공지능(AI)에 학습시켜 원자 현미경 측정 정밀도보다 최대 10배나 속도를 높인 새 측정법을 개발해 반도체 학계 및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정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일 기존 현미경 사진을 이용해 나노 스케일 3D 표면을 예측하는 새로운 측정 방법론을 제시했다. AI 심층 학습(딥러닝)을 이용해 비접촉 측정 방식인 광학 현미경 사진에서 원자 현미경의 나노 스케일 3D 표면을 85% 이상 정확도로 예측한다. 이번 연구는 화학, 물리, 소재 및 바이오 분야에서 동적인 나노 스케일 표면의 분석이 필요한 연구 가운데 낮은 측정 속도와 고온 환경 등 원자 현미경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병목화 위기를 맞았던 다른 연구에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향후, 반도체 공정 시 생산 속도와 정밀한 측정으로 수율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지난해 12월 20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그동안 원자 현미경의 측정 효율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20 FPS(초당 프레임 수) 수준으로 속도를 개선했으나 측정 가능한 표면의 면적이 100제곱마이크로미터(μ㎡)로 매우 좁았다. 이에 연구팀은 비접촉 측정 방법인 광 현미경에서 딥러닝을 이용해 원자 현미경으로 얻어질 수 있는 나노 스케일의 3D 표면을 예측했다. 이번에 제안된 딥러닝 기반 방법론은 원자 현미경으로는 보기 어려웠던 나노 스케일 표면의 높이 맵(map) 측정을 1㎟까지 넓은 면적에 대해 기존 원자 현미경 속도 대비 10배에 해당하는 200 FPS까지 가능하도록 속도를 높였다. 또 광학을 이용한 비접촉 관측이라서 극한의 열 환경에서도 측정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이번 연구는 광학 현미경 해상도의 물리적 한계인 빛의 파장 이하의 작은 나노 스케일에서 동적인 현상을 현미경만으로도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공정 중이나 공정 후 표면 분석이 필요한 재료, 물리, 화학 등에서의 나노 스케일 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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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사업에 웨이퍼의 표면 분석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함으로써 반도체 공정 시 생산 속도와 정밀한 측정으로 수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제안한 AI 이미지 해석 방법은 종래 자율 주행차 연구에서 외부로부터 얻은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영상의 사진에서 원근 개념인 깊이를 예측하는 기술로 폭넓게 활용 중인 분야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적용되는 스케일을 일상생활 범위에서 나노 스케일 범위로 옮겨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연구팀의 AI 모델은 광학 현미경의 사진을 하나의 변수로 표현하고, 이후 이 변수에서 현미경 사진을 3D 표면으로 계산해 나타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론을 반도체 산업의 센서, 태양 전지 및 나노 입자 제작에 응용되는 게르마늄 자가조립 구조의 공정에서 분석 및 검사를 위해 적용했다.

광 현미경 사진을 이용해 15% 오차 수준 이내에서 1.72배까지 더 높은 해상도의 높이 맵을 예측한 후 이를 기반으로 각 응용에 필요한 형상의 자가조립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실시간으로 공정 과정을 검사했다. 또 같은 딥러닝 모델로 어닐링(가열) 중 동적으로 변하는 표면 형상을 시뮬레이션해 공정 과정을 분석 및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공정으로는 불가능했던 공동(孔洞·void)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가열과정 중 구멍이 식각(蝕刻)된 표면이 닫히고, 이후 표면과 표면 아래 공동의 형상이 함께 변하는데, 반도체 산업에서는 이 공동의 형상에 따라 각기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동적으로 변하는 구조의 표면 높이 맵을 예측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개발된 기술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반도체 표면 및 내부 구조에 대해 불연속적인 저해상도의 광학 현미경 사진 몇 장만 이용해 연속적인 고해상도 원자 현미경 동영상을 생성해내는 최초의 연구”라며 “극한 공정 중 실시간 나노 측정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반도체뿐 아니라 유사한 첨단센서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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