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링 체계화’ 美 1세대 연구자의 회고록[북리뷰]

  • 문화일보
  • 입력 2023-02-24 08:58
  • 업데이트 2023-02-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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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와 프로파일러

앤 울버트 버지스, 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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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연구자 앤 버지스의 회고록이다. 그가 돌아본 시간은 1970~1980년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유괴, 강간, 연쇄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범죄 행동의 기저에 있는 심리 연구에 돌입한 때이다. FBI의 지하 골방, ‘행동과학부’에서 프로파일링 기법이 체계화되는 시간이다.

간호학과 교수인 버지스는 당시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여성이자 비요원이었다. 대학원 실습생 시절, 정신병동 여성환자를 관찰하던 그는 그들 대부분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들에 대한 연구에 전념해 피해자들의 고통에 ‘강간 트라우마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의 연구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오랜 편견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범죄의 전모를 드러내는 데 일조했는데, 이 같은 그의 연구 성과가 FBI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버지스 교수는 성범죄 사건을 넘어 복역 중인 살인마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범죄자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이들의 마음속 암호를 해독할 단서를 찾아 체계화한다. 이 작업을 통해 그가 예술이자 과학이라는 ‘프로파일링’의 골격이 마련된다. 그는 프로파일링을 “인간 조건의 맨 가장자리에 있는 면모들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위한 시도”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그는 “프로파일링을 통해 알아내는 것, 즉 퍼즐을 푸는 것에만 집착하면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과 이유를, 이 일이 왜 중요한지를 잊기 쉽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피해자’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이 자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피해자들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428쪽, 1만8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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