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The Field Museum, Image No. CL0001_32509_Overall_XMP2, Cat. No. 32509, Photographer Christopher Philipp
차미애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특임연구관
1893년 시카고 컬럼비아 세계박람회(시카고박람회)는 ‘대조선’이라는 국호를 내걸고 공식적으로 참가한 첫 세계박람회다. 시카고박람회 당시 조선 전시관 전경을 담은 사진은 조선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공간과 물품을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조선관에 게양된 태극기와 ‘Korea’라는 패널, 중앙 기둥에 걸려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사진에서 조선 정부가 표방한 독립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내세우고자 하는 강한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조선 왕실의 출품물은 기획력이 부족해 당시에 제작된 일상용품이나 수공예품이 주류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실무자들은 낯선 나라인 조선의 문화상을 알고자 몰려든 관람객들을 응대하기 바빴다고 한다. 시카고박람회 이후 출품물은 기증 또는 판매돼 미국의 여러 박물관에 들어갔다.
전시관 왼편 내부에 진열된 화조병풍은 현재 소장처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는데, 흥미롭게도 1900년대 초에 주미대한제국공사관 1층 접견실 사진 속 자수병풍과 매우 유사하다. 화면의 왼쪽 입구에 전시된 갑옷과 투구(사진), 바로 옆 탁자 밑에 전시된 호준포(虎준砲)는 시카고 필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오른쪽 코너 앞에 놓인 조그만 집 모양의 가마는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양쪽에 동물이 장식된 의장용 깃발 일부는 펜실베이니아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시카고 필드박물관에 소장된 40여 건의 박람회 출품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조사를 통해 파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펜실베이니아대박물관에 있는 박람회 출품물은 방패연과 얼레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나전으로 된 골패와 자, 바둑, 장기 등 여러 출품물이 소장돼 있음을 추가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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