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사육·도축·가공 육류만 ‘메이드 인 USA’ 라벨 부착

농무부, 가금류 등 기준 강화
육가공업까지 ‘바이 아메리카’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농무부가 육류와 가금류, 달걀 등 제품에 사용되는 ‘미국 내 생산’(Made in the USA)·‘미국 제품’(Product of USA) 라벨 부착기준을 강화하고, 육가공업체 신·증설에 8900만 달러(약 1156억 원)를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로 상징되는 미 제조업 부활 정책을 축산·육가공업 분야로까지 확장하는 조처라는 분석이다.

농무부는 6일 성명자료를 내고 앞으로 미국 내에서 태어나 사육되고 도축된 뒤 가공 처리된 육류, 가금류, 달걀 제품 등에만 미국 내 생산 라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칙 변경안을 공개했다. 그동안은 외국에서 사육된 소나 돼지, 닭도 미국 내에서 도축되거나 외국에서 수입된 육류 등이 미국에서 재포장된 경우에는 제한 없이 미국 내 생산 등의 라벨을 쓸 수 있었다. 농무부는 라벨 사용 여부는 현행대로 민간업체가 사전 허가 없이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사후 검증 등을 위해 관련 증빙 문서를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톰 빌색 농무장관은 “라벨 기준 변경은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내릴 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소비되는 육류 및 가금류의 약 6%가량이 외국에서 수입·유통된다.

농무부는 또 총 89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독립 육가공업체 설립 및 확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빌색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공정한 시장을 창출하고 더 많은 수익·기회를 만들어 미국 농부·목장주를 돕고 가정의 식료품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