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중·러·이란, 사이버작전으로 미 정치 개입”

사이버사령관, 상원 청문회 답변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군의 사이버작전·전략을 총괄하는 폴 나카소네 미 사이버사령관 겸 국가안보국장이 7일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 정치에 개입하려 시도하는 ‘상위 4개국’(Top 4)으로 꼽았다. 나카소네 사령관은 북한 사이버군의 위협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한국·일본·호주 같은 파트너들과 적국이 대가를 치르게 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카소네 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외국의 선거개입 시도가 계속되느냐는 앵거스 킹(무소속) 의원 질의에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한 우리가 계속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직접 해킹보다)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것이 훨씬 더 일반적”이라며 “미국 밖에서 작전을 펼치고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자들을 쫓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킹 의원이 ‘미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나라가 북·중·러·이란이냐’고 묻자 나카소네 사령관은 “가장 상위 4개국을 맞혔다. 여기에 대리인들을 더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사이버군 위협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나카소네 사령관은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북한은 해외에 거주하는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군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록 최근 활동의 상당 부분이 가상화폐를 훔쳐 국제제재를 회피하는 데 투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력한 파트너십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작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등과 적극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일 북·중·러·이란을 적국으로 규정한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을 발표하고 “법 집행·군사 역량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관련 단체를 파괴하고 해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사이버보안업체 레코디드 퓨처는 2022년 결산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관한 관심이 주를 이뤘다”며 “북·중·이란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는 사이버 공격을 계속 수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북한은 정권이 지원하는 해킹조직 블루노로프·라자루스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