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본 애니 좋아하는 이유? 한국·일본 마음 형태 닮아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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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감독

“한국과 일본은 마음의 형태가 유사한 것 아닐까요.”

8일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을 맞아 한국을 찾은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사진) 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왜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오히려 제가 한국 관객들에게 묻고 싶다”며 이렇게 밝혔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이 압도적으로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묻는 말에 대한 답변이다. 그는 “서울에 오면 어떤 곳은 미래의 도쿄(東京)가 아닐까 할 정도로 거리 풍경이 닮았다”며 “풍경이란 건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서 (두 나라 사람들의) 마음의 형태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카이 감독의 세 번째 천만 영화(일본 기준)인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진으로 잃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녀 스즈메가 우연히 청년 소타를 만나고, 일본 각지 폐허에 있는 문을 닫기 위한 모험에 뛰어든다는 내용이다. 순수하고 절절한 사랑, 재난을 막기 위한 모험 등 감독이 천착해온 스토리를 고루 갖춘 작품으로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 재난 오디세이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신카이 감독은 재난을 막는 행위를 문을 여닫는 행위로 표현한 이유에 대해 “우리는 매일 ‘다녀오겠습니다’라며 문을 열고, ‘다녀왔습니다’라며 문을 닫는다. 문은 일상의 상징”이라며 “아침에 문을 열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재난이라고 생각해 문을 모티브로 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했다. 신카이 감독은 “‘너의 이름은.’이 크게 사랑받은 후 관객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일본인의 트라우마인 재해를 엔터테인먼트로 재미있게 그려낸다면 그 아픔을 자세히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