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기현 대표 제1 책무는 다양성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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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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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이번 3·8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인물은 단연 이준석 전 대표일 것이다. 2021년에는 탄핵의 충격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줄 인물을 당 대표로 선택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당대회에서도 당원들의 선택에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은 상당했다고 본다. 다만 이번에는 ‘변화의 상징으로서의 이준석’이 아니라, ‘이준석 학습효과’가 당원들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준석 학습효과란, 대통령과 당 대표의 갈등이 심해지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의 목표는 단 한가지, 즉 정권 재창출일 것이다. 그 첫 관문은 총선 승리인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으면 안 된다. 낮은 지지율 속에서 선거를 치르게 되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거 구도가 정권 심판론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경우, 여당은 수세적 입장에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총선 승리 가능성은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당원들은 바로 이런 학습효과를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당 대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와중에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수석을 고발했고, 이른바 돌풍을 일으킨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던 천하람 후보는 윤 대통령과 친윤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니 당원들은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다수 당원의 위기의식은 결집투표를 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의 높은 투표율은 분노투표나 결집투표 때문에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결집투표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결집투표가 이번 전당대회의 주요 화두였다면, 결집의 원인인 위기를 잘 관리해 당내 분열을 막는 일은 새로 뽑힌 당 대표의 첫 번째 과제다. 한마디로 당원들의 위기의식 덕분에 당 대표가 된 김기현 새 대표는, 그 위기의식을 해소해야 하는 첫 번째 임무를 떠안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당대회 기간에 불거진 갖가지 의혹을 해소하고, 의혹을 제기한 측도 포용해야 한다. 여당 내부가 조용해야 대통령의 지지율도 올라갈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일각에서는 야당과의 협치(協治)를 주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야당이 ‘압도적 입법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압도적 힘’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단독으로 처리하려 하는 상황에서 야당과의 협치는 여당 대표의 의지만으론 가능하지 않다. 어쩌면 협치의 열쇠는 야당이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따라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것이 여당 대표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김 새 대표의 앞에 놓인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당내 다양성의 회복이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친윤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다양성이 결여된 정당은 여론의 제대로 된 호응을 얻기 어렵다. 결국,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책무는 새 당 대표의 몫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되, 발전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는 온화한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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