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현장감각·탄탄한 인맥·강한 추진력… 중기 위상 높인 ‘중통령’[Lead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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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13 09:02
업데이트 2023-03-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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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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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리더십 - 사상 첫 4선… 729만 중기인 대표하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장 재임 경제단체장 기록 쓸 전망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 숙원 풀어

5대그룹 총수들과 ‘공정·상생’ 약속
임기내 디지털 전환·규제 개혁 추진
‘노란봉투법’ 저지·인력난 해소 과제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활발히 냈다.”

복수의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은 역대 최초로 중소기업중앙회 4선 회장에 오른 김기문(68) 현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제61회 정기총회에서 정회원 참석자 364명 만장일치로 제27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가 2027년 2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마치면 경제 6단체 중 최장 재임 회장이라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중기중앙회장은 별도 급여를 받지 않는 명예직이지만 729만 명에 달하는 중소기업인을 대표해 이른바 ‘중소기업계 대통령’으로 불린다.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주요 행사에도 동행한다. 김 회장은 앞서 2007∼2015년 23·24대, 2019∼2023년 26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중기중앙회장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지만, 중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김 회장은 이번 정기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중소기업들이 다시 힘차게 일어날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12년간 중기중앙회장직을 지내며 성과를 냈던 납품대금 연동제, 기업승계 제도 등에 대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기문(오른쪽)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 1월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가운데)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떡을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직 위상 높여 최초 4선 타이틀 = 김 회장의 4선 배경으로는 우선 중기중앙회 위상을 크게 높인 점이 거론된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 행사(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한 것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올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경제계 신년회를 처음으로 공동 주최해 윤 대통령을 초청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중기중앙회와 대한상의가 각각 자체 신년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김 회장이 분주히 움직이며 대통령 참석을 성사시켰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에선 김 회장의 ‘장기집권’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업무 추진력과 성과, 카리스마 등 측면에서 그에게 대적할 만한 인물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가 주요 경제단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다른 경제 단체에 비해 입지가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김 회장 체제에서만큼은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지역 협동조합 시대를 열었고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와 가업승계 개편, 최저임금 인상제동 등 제도적 성과도 냈다. 특히 그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중소기업계의 해묵은 숙원이었던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가 꼽힌다.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이 제도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중소기업이 납품 대금도 그만큼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수적인 시행령 등을 제대로 안 만들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중기중앙회장직을) 3번 하면서 그런 내용을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내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책임을 강조했다.

◇탄탄한 인맥과 전문성도 강점으로 꼽혀 = 김 회장의 강점으로 회장직을 오랜 기간 역임하며 쌓은 정치권과 재계 등의 탄탄한 인맥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윤석열 정부 핵심 정·관계 인사 등 여야를 아우르는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기중앙회는 각종 간담회 등을 열어 정치권과 중소기업 문제를 꾸준히 논의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정기총회 자리에서 납품대금 연동제와 관련해 “제가 여야 대표를 만난 것은 물론이고, 공약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국회에서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통과시켰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는 윤 대통령뿐 아니라 5대 대기업 총수가 사상 처음으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부회장 신분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수장이 모두 참석해 대·중소기업 간 공정과 상생을 약속했다.

김 회장의 전문성이 4선의 일등공신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는 앞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중기중앙회장을 경험했다. 중소기업 관련 현안 파악에 정통하고 경제단체장 가운데 가장 현장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 같은 강점을 발판으로 업계에서 “직업이 중기중앙회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지가 확고하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기업인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업계 목소리를 적절히 대변하며 정무감각도 뛰어나다는 의견이 많다”며 “중소기업이 현재 각종 위기에 봉착해 있는데,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이번에 만장일치로 추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기문(왼쪽)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 2년 차 중소기업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기(中企) 디지털 전환·규제개혁 힘쓸 듯 = 김 회장은 ‘4기 체제 조직개편안’을 마련, 이달 디지털 전략 태스크포스(TF)와 규제혁신 TF 신설을 뼈대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TF는 디지털 전략과 규제혁신 등 2개뿐으로, 중소기업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신성장 발판을 마련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디지털 전략 TF는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은 중소기업계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규제혁신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 현장의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여당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환경, 입지·건축, 신고·표시, 판로, 신산업, 인력 등 분야별로 나눠 총 229건의 규제 해소를 정부에 건의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규제개혁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당시 그는 “규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대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며 “경제 부처 장관들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장을 더 자주 찾아 간담회를 열어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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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기 동안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 = 그의 새 임기 4년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중소기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이어 강대국의 보호무역 장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원자재 값 폭등,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난관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이와 관련,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지원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임기 자신이 달성한 성과를 현장에 안착시켜야 하고, 최악의 경제 위기 속 존폐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을 구할 실질적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우선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대금 연동제 안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현장 의견을 수렴해 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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