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화내는’ 세상… 방화, 다시 늘었다

2018년부터 줄다 작년 증가세
올해 들어서도 하루에 2.5건꼴
방화범 갱생보호·지원사업 필요

2018년 이후 지속 감소하던 방화 범죄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고달픈 현실과 SNS 등에서 타인의 화려한 모습을 보며 누적된 상대적 박탈감 등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표적 표출 범죄인 ‘묻지 마 방화’를 줄이기 위해 재활 프로그램 활성화 등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4일 경찰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방화 범죄 발생 건수는 △2018년 1691건 △2019년 1362건 △2020년 1228건 △2021년 1046건으로 지속 감소하다 지난해 1236건으로 증가했다. 소방청 화재통계를 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3일까지 전국 총 9365건의 화재 건수 중 방화 및 방화 의심 건수는 134건에 이른다. 하루에 2.5건꼴로 방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일 인천 현대시장 방화로 시장 내 점포 205개 중 55개가 불탔다. 방화 피의자로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방화 전과 24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청계천 일대에 연쇄 방화를 저지른 50대 남성이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그는 “서민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사회에 경각심을 울리려고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영향에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 방화 사건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고물가·경기침체 등이 심해지면서 사람들의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 거리 두기 완화로 외출까지 잦아지면서 방화 범죄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방화범들이 사회로 복귀했을 때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도록 교도소 내 직업 재활 프로그램 활성화, 출소 후 직업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율·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