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은폐’ 폭로 의사 장옌융 별세… 중국, 부고 검열 [Global People]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4 12:00
  • 업데이트 2023-03-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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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피플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2003년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은폐 사실을 폭로해 ‘중국의 양심’으로 불렸던 의사 장옌융(蔣彦永·사진)이 별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중국 지식인들의 영웅으로 꼽혔지만 중국 공산당과 불편한 관계였던 그의 별세 소식은 본토 내에서 철저하게 검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장옌융이 자신이 수십 년간 재직했던 베이징(北京)의 인민해방군 301병원에서 폐렴 등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평소 알츠하이머 투병을 해왔던 고인은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이번 사망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장옌융은 2003년 4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을 통해 중국 내 사스 실태를 폭로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 말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은 물론 전국으로 감염자가 퍼졌지만 장원캉(張文康) 당시 위생부장이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하자, 이를 반박하며 대내외 매체에 이를 제보한 것. 결국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등과의 공조 체제가 이뤄지면서 사스 확산을 잡을 수 있었고, 장옌융은 본토 언론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웅이 됐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서한을 당국에 보냈다가 7주간 구금된 뒤 당국의 강도 높은 감시를 받아왔다. 현재 그의 별세 소식은 중국 내 매체나 SNS상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당국이 15일로 예정된 장례식에 최소한의 참가자만을 허용했고, 외부로부터의 화환 배달 등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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