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빨간불’ 켜진 아이들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희망 코칭’[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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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연계해 서울 서초구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155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 ‘찾아가는 심리치료지원사업’

정신건강 사각지대 아동 발굴
‘아이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심리평가·모니터링·치료 지원

4년간 1158명 아동상담 진행
아이들 ‘문제행동’ 점수 낮아져
“건강한 성장 돕기 위해 최선”


중학생 A 양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지하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2명의 동생과 살고 있다. A 양의 부모는 사업실패로 갈등이 깊어져 서류상 이혼을 했지만, 자식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함께 살고는 있으나 대화가 전혀 없었다. A 양의 표정은 늘 어두웠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학습에 어려움도 컸다.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수학 문제를 겨우 풀어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찾아가는 심리치료지원사업(MIND-UP)’에 참여한 까리따스방배종합사회복지관은 A 양과 그 가족들의 심리치료 및 복지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복지관은 지난해 6월부터 반 년간 경제적 지원을 하면서 모니터링을 이어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돼 있는 A 양이 학업 중심의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염려해 종합심리검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진로계획을 함께 세우도록 안내했다.

종합심리 검사결과, A 양은 학습 장애를 갖고 있었다. 복지관은 A 양의 부모님을 설득해 장애 등록을 하고, 특수학급이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해 A 양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A 양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꾸준한 상담을 진행해 부모님이 자녀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이들이 사랑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A 양은 조금씩 달라졌다. 전보다 표정도 한결 밝아지고, 학교에 나가는 것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2019년부터 ‘찾아가는 심리치료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 양처럼 정신건강 사각지대 아동을 발굴해 적절한 치료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심리치료 전문가가 직접 아동이 있는 학교와 지역사회기관 곳곳을 직접 찾아가 심리평가부터 개별치료, 그룹치료까지 해주는 것이다. 재단이 심리치료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정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소아·청소년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받는 비율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청소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끼고, 10명 중 3명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망 원인도 ‘고의적 자해(자살)’가 10년째 1위를 이어간 데다, 극단 선택 비율도 50%를 넘어서는 등 정신 건강 우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추세였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경험한 청소년 비율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대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실태조사(2018년)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는 국내 아동 청소년 대상자의 17%만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찾아가는 심리치료지원사업(MIND-UP)’ 집단 놀이치료가 진행되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재단은 서울시 아이존(아동청소년정신건강지원시설) 및 종합사회복지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난 4년간 누적 1158명의 아동을 지원했다. 지난해엔 서울 중구·서대문·영등포·중랑·송파·동작·서초 아이존 및 등촌1종합사회복지관·까리따스방배종합사회복지관 등과 협력해 317명 아동들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도왔다.

관련 사업에 참여했던 아동들의 정서 행동 문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아동·청소년 행동 평가척도(CBCL 6-18)를 이용해 사업에 참여한 아동들의 사전-사후 점수를 비교했을 때, 총 문제행동 척도의 경우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임상 수준(64.2점)’에서 상담 참여 이후 ‘준임상 수준(60.8점)’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수진 까리따스방배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은 “아이의 작은 변화와 노력을 학교와 가정에 알리고 건강한 성장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이를 통해서 아이를 응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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