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 대통령 후보 되면 지정학적 재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다면 그것은 지정학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라스무센 전 총장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과정에서 그의 영향력은 파괴적일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쟁 초반 푸틴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도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해 협상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이다. 이는 대부분 공화당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과 배치된다.

라스무센 전 총장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약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의 생각이 일부 미국인에게 매력적이라는 단순한 사실만으로 미국의 정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전망하면서 "그의 가방은 이미 너무 무겁고, 너무나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이 정말로 통일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유럽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 입장에서 공화당은 트럼프보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부합하는 사람을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공화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외국의 전쟁을 조장하는 것보다 우리 본토를 지키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영토 분쟁’으로 평가절하한 바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81%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 영토를 모두 회복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53%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도를 넘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