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수출규제 조치 해제·WTO 제소 취하 합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도 조속한 원상회복


한국과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 해제 및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에 16일 전격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16일 사흘간 일본 경제산업성과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개최한 결과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수출관리 운용 변경을 통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해당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개 품목에 대한 허가 기간 단축, 필요 서류 간소화 등으로 기업 불확실성 해소 및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 카테고리(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해제는 이번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화이트리스트 변경은 제도 변경을 위한 법적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본은 우리 대통령령 해당하는 정령을 각의에서 의결해야 하고, 한국은 산업부 장관 고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양측은 상호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이 될 수 있도록 긴밀히 논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다. 같은 해 8월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배제했다. 한국은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수출 규제를 풀기 위한 한일 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는 2020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 열렸다.

도쿄=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