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위기’에 유가 70달러 붕괴… 금값은 6주만에 최고

원유가격, 수요 둔화 관측에 5.21% 급락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유럽 최고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가 장중 30% 넘게 하락하는 등 실리콘밸리은행(SVB) 초고속 파산에서 점화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 심리가 전방위 확산하면서 원자재시장 등을 중심으로 금융발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2021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은 6주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배럴당 71.33달러에서 5.21%(3.72달러) 급락한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70달러 이하로 장을 마감한 것은 2021년 12월 3일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CS 주가 급락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경기침체로 향후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가 뚝 떨어진 것과 달리 안전자산인 금값은 급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온스당 1910.90달러보다 1.06%(20.40달러) 상승한 1931.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줄줄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먼저 노동부는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0.3%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과 달리 하락 반전한 셈이다. 상무부 역시 2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고 밝혀 1월 3.2% 증가에서 크게 뒷걸음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