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소폭’ 조직개편… 김병준, 상근부회장 없이 직접 쇄신 주도

조직 흔들지 않고 6개월 임기 수행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 추진

창립 62년 만에 처음으로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은 통상 업무를 총괄했던 상근부회장을 두지 않고, 자신이 사실상 정한 6개월간의 임기만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김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자로 취임 후 첫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무국 산하 5본부 체제가 4본부 체제로 전환되고, 일부 팀 조직 변경이 있었다. 본부장과 팀장급 이동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간부급 중에 본부장 1명이 퇴임하고, 이동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직무대행의)‘임기’가 짧아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 전경련 안팎에서는 김 직무대행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만큼 인사·조직 변동도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조직 변화의 핵심으로 거론되던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도 공석으로 남겼다. 한경연 원장은 통상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겸직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김 직무대행은 재임 기간 상근부회장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재계 총수들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것과 달리 김 직무대행이 사실상 상근을 하고 있는 업무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김 직무대행은 6개월의 임기 동안 전경련 쇄신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지난달 발표한 발전안(뉴 웨이 구상)을 통해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기업인과 청년 만남), 한경연 글로벌 싱크탱크 전환, 대기업 회장들로 구성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설립 계획 등을 밝힌 바 있다.

김 직무대행 재임 기간 4대 그룹 재가입 작업에 진척이 있을지 주목된다. 김 직무대행은 17일 전경련이 주최하는 한·일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4대 그룹 총수와 만날 예정이다. 전경련은 오는 4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때도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