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AI 시대’ 저작권 제도 정비 한시가 급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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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요즘 인공지능(AI) 신문물, 특히 대화형 챗봇 ‘챗(Chat)GPT’가 화제다. 챗GPT 외에 ‘달이’(Dall-E), ‘미드저니’(Midjourney) 등 이미지 생성 AI도 있다. 참으로 편한 세상이다.

그런데 윤리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AI에서 저작권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AI 저작권 문제는 대체로 △학습을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학습 데이터) 이용 △AI 결과물(생성물) 보호 여부 △생성물 이용자 주의사항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저작물과 데이터베이스로서 저작권에 따라 보호되는 학습 데이터를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초 ‘게티 이미지’는, 이미지 생성 AI를 개발한 ‘스테이빌리티 AI’에 대해 12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복제하고 심지어 자신의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국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만화 작가로 유명한 세라 앤더슨 등의 작가도 스테이빌리티 AI, 미드저니 및 ‘데비안아트’(DevianArt)를 상대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수십억 개의 이미지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한 것이 소송 사유다. 지난해 11월에도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 등에 대해 집단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역시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인 소스 코드를 공개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고 소프트웨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소스 코드인 오픈 소스 코드를 학습 데이터로 이용한 것이 이유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유형의 저작권 분쟁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저작권을 제한하는 우리나라의 저작권법 개정안(이른바 컴퓨터를 이용한 대량 정보분석, Text Data Mining 예외)에 따르면 침해가 부인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상업 목적의 TDM이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공정 이용이 부인될 가능성이 있다. 분쟁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학습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저작권자의 권리가 훼손되거나, 학습 데이터 사용이 어려워 AI 산업의 발전이 억제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AI 생성물에 대한 보호 여부, 저작자 결정, 보호 체제나 정도 등을 정해야 한다. 당장 시급한 것은, 누가 AI 생성물의 저작자가 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저작자는 ‘인간’에 한정되므로, AI 자체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나 이용자 등이 저작자가 된다거나, 업무상 저작물의 원리를 적용한다는 것 등이 논의되고 있다.

셋째, AI 생성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기존의 저작물을 바탕으로 한 2차적 저작물일 수 있으므로 함부로 이용했을 경우 저작권 침해로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문제이다. 실제로 챗GPT에서는 예루살렘 히브리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등 유명한 서적의 많은 내용이 생성물로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챗GPT 생성물에 대해 이용자들은 AI의 것이라고 인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작자, 관련 업계, 저작권 전문가 등과 함께 AI 관련 주요 쟁점을 점검하고, 법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인 ‘AI 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발족했다. 이 협의체는 학습 데이터의 원활한 이용 방안, AI 생성물의 법적 지위, AI 기술을 활용할 때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와 책임 등 AI 시대를 맞아 저작권법의 방향을 논의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저작권 관점의 ‘AI 생성물 활용 가이드라인(안)’도 만들 계획이다. AI 협의체가 현안의 해결 방안을 제시해 AI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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