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發 도미노 위기’ 막았다… ‘글로벌 은행 재편’ 신호탄되나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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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극적 타결 유동성 위기의 크레디트스위스(CS)를 32억 달러에 인수한 UBS의 콜름 켈러허(왼쪽 두 번째) 회장이 19일 스위스 베른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CS의 악셀 레만(왼쪽)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스위스의 알랭 베르세 연방 대통령과 카린 켈러-서터 재무장관. EPA 연합뉴스



■ ‘스위스 최대은행’ UBS, 32억달러에 ‘2위 은행’ CS 인수

“구제금융 아닌 상업적 해결책”
스위스, 최우선 해법으로 강조
골드만삭스급‘메가뱅크’예고

정부주도‘재편’잇따를지 촉각
미국 SVB는 2차 매각도 실패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가 모두 “구제금융이 아닌 상업적 해결책”을 최우선으로 제시하면서 이번 위기 국면이 글로벌 은행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은행들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해 향후 상업적 해결책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태다. 당장 실리콘밸리은행(SVB)의 2차 매각도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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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카린 켈러-서터 스위스 재무장관은 UBS의 CS 인수와 관련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조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작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도 SVB 사태 초창기, 예금 전액 보호 조치 전에 매각을 우선 고려한 바 있다.

특히 대형 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부실 금융사 인수는 구제금융 등 직접 지원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은 해법으로 꼽힌다. ‘모럴 해저드’ 논란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위기 후 초대형 보험사인 AIG마저 위기에 처하자 미 정부 당국은 미국 역사상 단일규모로는 최대 규모인 850억 달러(약 110조6300억 원)의 구제 금융을 투입, AIG를 구제한 바 있으나 이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 직면하며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은 바 있다. 이에 따라 UBS의 CS 인수가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은행업계 재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번 사태가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스템 타격인 만큼 보유 자산의 가치하락으로 비슷한 처지에 처한 은행들로 파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 은행의 주가 폭락 등 불안 요소가 이어지고 있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는 주당 인수가격 산정에 은행들이 합의하는 데 난항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부동산 하락기에 거래절벽을 맞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18일부터 이어진 협상에서 UBS는 CS 측에 주당 0.25스위스프랑(총 10억 달러)을 인수가로 제시했으나 CS 측이 강력 반발, 결국 주당 0.75스위스프랑(총 32억 달러)으로 인수가가 확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CS도 만족하지 못한 가격이었다. 17일 종가(주당 1.86스위스프랑)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악셀 레만 CS 회장은 “세계 금융 시장에 매우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진행됐던 SVB 2차 매각도 실패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를 최소 두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는 방안으로 재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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