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700억 횡령’ 3자에 건너간 91억… 법원, 항소심서 이례적 추징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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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1 11:42
업데이트 2023-03-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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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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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전경. 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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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전직 직원의 수백억 횡령 사건을 재판 중인 법원이 항소심에서 그 직원의 가족·지인 등 제3자에게 건너간 범죄 수익 91억 원에 대한 추징 심리를 열기로 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지속적인 요청을 수용해 추징 심리를 열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원범)는 지난 16일 “제3자 추징에 대한 심리의 흠결을 지적하는 검찰 주장은 타당하다”며 “검찰에서 증거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항소심에서 제3자 추징을 위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A 씨를 2012년 10월~2018년 6월까지 동생과 함께 우리은행 계좌에 보관돼 있던 자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 선고 기일이 정해진 지난해 9월 검찰은 A 씨 형제의 범죄 수익이 건네진 것으로 의심되는 22명 및 의심 자금 91억 원을 추가 발견했다. 검찰은 1심 재판 변론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부패재산몰수법은 몰수에 관해선 마약거래방지법 규정을 따르고 있는데, 몰수 대상 재산을 전달받은 제3자는 1심 재판 전까지만 심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A 씨 구속 기간 문제 등을 이유로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 없이 A 씨 형제에게 징역 13년과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지난 2월 항소심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91억 원 추가 환수를 위한 파기환송을 요청했다. 검찰은 “범죄 수익이 가족 및 지인 22명에게 귀속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1심 재판이 종결돼 수익의 향방을 밝히고도 제3자가 수익을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며 “1심 재판을 다시 열어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서울고법은 지난 16일 파기환송 요청을 기각하면서도 항소심에서 91억 원 추징 심리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한 검찰 노력의 결과”라며 “비슷한 사례에 대해 다른 항소심 재판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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