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민주주의정상회의·5월 G7회의… 서방도 외교연대 강화

日 기시다, 전격 우크라 방문
중·러 밀착에 맞서 반격 준비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반미(反美) 연대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및 서방은 3월 말 화상으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여는 등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G7 정상회의 개최국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서방 연대의 외교전에 앞장서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키이우와 집단 학살이 일어난 부차를 전격 방문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진 뒤 “약속한 총 71억 달러(약 9조28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착실히 이행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금을 통해 3000만 달러 상당의 비살상 장비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비판하고 “키이우와 부차를 방문해 참극을 직접 목격하고, 강한 분노를 느꼈다”고 강조한 뒤 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러 회담을 기점으로 미국·서방 및 중·러의 대립 구도도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영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곧바로 “서방이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려는 것 같다.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인 10명 중 9명은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지난 2월 1∼23일까지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북한과 러시아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중국·아프가니스탄이 85%의 비호감도로 뒤를 이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