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의 시론]민주당式 반일이 이완용의 부활이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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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6·3 사태 때 DJ 한일협정 지지
안보 미래 위한 불가피성 인정
대통령 때는 日과 FTA도 추진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 뒤엎고
반일 선동으로 국가 도약 막아
국제정세 몽매한 매국노 행태


거짓은 단거리 달리기를 하고, 진실은 마라톤을 뛴다. 가짜뉴스는 순식간에 퍼지지만, 이를 바로잡는 데는 오랜 시간과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평생 온갖 추문에 시달렸던 마이클 잭슨이 남긴 말이지만, 고금의 다른 많은 유명인도 유사한 표현으로 궤변과 선동의 위험을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징용배상 결단과 방일 뒤 벌어지는 논쟁에도 딱 들어맞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을 꿈꾼다면, 무책임한 공세를 접고 1964년 6·3 사태 당시 야당 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때 상황이 지금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결단한 박정희 대통령이 “모든 문제가 우리 희망대로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국익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느냐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우리 자세에 달렸다”며 호소했지만, 야당은 대선에서 낙선한 윤보선 민정당 총재를 중심으로 결사반대에 나섰다.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므로 협상은 곧 매국이라는 논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은 지지하고 나섰다. 정권에 매수된 ‘왕사쿠라’ 소문이 퍼졌고, 정치 생명도 위기에 처했다. 그래도 이화여대 토론회에 직접 나섰다. “박 정권을 도우려는 게 아니다. 안보와 경제를 위해 일본을 우방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수 없다.” 33년 뒤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은 일본을 국빈방문해 ‘21세기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하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전제로 투자협정도 체결했다.

결국, 박정희·김대중이 옳았고 윤보선이 틀렸다. 김대중은 민주당의 토대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배신한다. 최근의 일본 우경화와 온갖 망언을 탓하지만, 6·3 사태나 김대중 집권기에도 결코 덜하지 않았다. 이런 정치사적 교훈과 별개로, 민주당 주장은 원천적으로 괴담 수준이다.

첫째, 과거를 부정하고 왜곡한다. 징용 판결의 본질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의 실효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배상 소송의 핵심도, 1910년 병합조약이 불법인데도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 기본조약은 무효라는 전제 위에서, 미지급 임금이 아닌 ‘불법 지배에 따른 위자료’를 달라는 것이다. 창씨개명과 신사참배 강요 등 식민지배의 모든 행위가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기본조약 제2조에서 ‘이미 무효’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합법·불법 여부를 미봉했던 것을 뒤엎고, 한일관계 기반을 붕괴시킨다. 시민단체라면 몰라도 국가 기관이나 정치 지도자가 해선 안 될 일이다.

둘째, 현실에 대한 무지다. 제3자 변제 방식은, 국제법과 국제 정세를 종합하면 불가피한 절충 방안이다. 사법부가 국가 간 쟁점에 대한 해석을 할 때는 행정부와 입장을 일치시키는 ‘사법 자제’가 국제 상식이다. 각국 법원의 애국적 판결이 국가 간 조약을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징용 판결은 사법 자제와 거리가 먼 ‘건국하는 심정’을 따른 것이었다. 판결 자체에 대한 시비에 앞서, 여기서 촉발된 문제인 만큼 한국 측에 결자해지 책임도 있다. 방치한 문재인 대통령은 비겁했다.

셋째, 미래를 파괴한다. 북한의 핵 위협 현실화, 중국 시진핑의 독재 강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정세만 보더라도 미국·일본 등과의 협력 필요성이 더 커졌다. 게다가 경제·안보 강국으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다. 한·미·일은 물론 한·중·일 3국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국제기구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이 2011년 서울에 설립됐다. 주요 7개국(G7)이 아니면서 5030클럽 국가(인구 5000만 명,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을 포함해 G8로 확대하자는 논의도 나온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신(新)을사오적”을 외친다. ‘이완용의 부활인가’ 현수막도 내걸었다. 일본과 협력은 배척하면서 핵공격 위협을 하는 북한엔 굽실댄다. 사법 리스크 방탄에 집중하고 국익은 뒷전이다. 그래도 ‘개딸’은 열광한다. 국제 흐름에 몽매했던 척화비와 죽창가의 결말은 망국이었다. 국익을 위하면 애국이고 해치면 매국이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매국노 소리를 들으면서도 용일(用日) 극일(克日)에 나섰던 지도자와 사람들 덕분이다. 이완용 현수막은 민주당 스스로에 대한 손가락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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