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정폭력’ 남편 흉기로 살해하려 한 아내…집행유예 선처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3-03-28 10:48
기자 정보
노기섭
노기섭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0
폰트
공유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인천지법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자녀 해코지 언행에 우발적 범행"


자신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이 30년간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은 사실이 고려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선처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여·58)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자택 안방에서 잠을 자던 남편 B(61)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범행 후 겁을 먹고 스스로 112에 신고했고, B 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 씨는 결혼 후 자주 때리고 행패를 부린 B 씨와 한차례 이혼했으나, 3년 뒤 재결합하고도 계속해서 가정폭력을 당했다. B 씨는 사건 발생 전날 밤에도 큰딸에게 "너 왜 자꾸 집에 오느냐"며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욕설을 했고, A 씨에게는 "애들을 어떻게 죽이는지 보라"며 협박했다.

법원은 A 씨가 오랜 기간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인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선처했다. 재판부는 "살인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흉기로 찌른 부위가 목과 흉부 주변인 점을 고려하면 자칫 피해자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30년간 가정폭력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직전에도 남편이 자녀를 해코지할 것 같은 언행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런 상황에서 피고인은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데다 범행 직후 직접 112에 신고해 자수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count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