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발 물러선 네타냐후… “사법정비, 내달말로 연기”

12주째 시위 등 여론 급속 악화
미국 “민주주의, 대중의 지지 필요”

12주째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사법부 권한을 축소하는 ‘사법 정비’ 법안 입법을 4월 말로 일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을 해임하자 이스라엘 전역에서 20만 명의 시위대가 쏟아져 나오는 등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변화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가 바탕돼야 한다”며 환영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BBC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국민 분열을 방지하고 폭넓은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사법개혁 입법안에 대한 2∼3차 독회를 의회 휴회 뒤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라를 갈라놓는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면서도 “나는 나라를 분열시킬 수 없으며, 내전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 권한을 축소하고 여당이 법관 선정위원회를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사법 정비’ 법안 심의는 4월 말로 미뤄지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의 후퇴는 법안을 공개 비판한 국방장관 해임 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이날 이스라엘에서는 수도 텔아비브를 비롯해 150곳에서 격렬한 대규모 항의 시위가 펼쳐졌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