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지출 10% 줄이고 지역상품권 무분별 발행 차단

예산안 3대 재정혁신 제시
부정 보조금땐 예산 페널티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예산·기금·지출 모두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이 담겼다. 정부는 3대 재정혁신과 4대 투자중점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재정을 마무리하고, 건전재정으로 예산을 운용할 방침이다.

2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엄격한 재정 총량 관리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역설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투자중점, 재정혁신 방향 등을 담은 원칙이다. 각 부처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어서 지침 공개는 내년 예산 편성의 출발을 뜻한다.

건전재정을 지속하기 위해 지출구조 혁신, 재정사업 관리 강화, 투자재원 확충·다변화 등 3대 재정혁신 방안이 제시됐다. 경직성 지출, 국정과제 등을 제외한 재량지출을 전년도 대비 10% 이상 감축한다. 10조∼12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집행 부진·성과 미흡 사업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를 통해 사업 정비·축소·폐지를 추진한다. 신규사업 재원은 기존사업의 지출을 줄여서 조달한다. 이 같은 건전재정 기조 아래 내년 예산은 670조 원 안팎이 예상된다.

무분별한 지역상품권이나 보조금 부정 수급 등을 막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특히 100조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집중 관리한다. 국가가 지급한 보조금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면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페널티를 주거나 지원을 감축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회계장부 공개를 거부한 노동조합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신 정부는 △민간 경제활력 제고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보호 △경제체질·구조 혁신 △국가의 기본기능 강화 등 4대 중점 분야를 지원한다. 수출 드라이브와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구조개혁에도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함께 의결된 ‘202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세 감면액 전망치는 69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