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네타냐후, 사법장악 하려다 다시 정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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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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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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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 ‘사법정비’ 법안에 반대하는 국방장관을 경질한 뒤 크네세트(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사법정비 법안 연기

숱한 위기에서 15년간 장기집권
사법권 축소 움직임에 국민 분노
네타냐후 “통합 노력” 밝혔지만
뇌물수수 혐의 겹쳐 정치력 흔들


15년간 장기 집권 뒤 일시적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온 ‘불사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주째 이어지는 대국민 반대 시위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대법원 권한 축소 내용을 담은 ‘사법 정비’ 법안 입법을 연기하기로 한 것. 뇌물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네타냐후 총리가 이 법안을 통해 사법부를 통제하려다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는 평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밤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나라의 균열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할 때”라면서 ‘사법 정비’ 법안 입법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조치를 “내전을 피할 기회”라면서 “위기 상황에서는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와 면담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입법 절차를 크네세트(의회) 다음 회기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네세트는 유대민족의 출애굽을 기념하는 명절인 유월절(4월 5∼22일) 전후에 휴회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광장 가득 메운 ‘민주주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정비’ 법안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을 해임한 직후인 27일 밤 예루살렘의 한 광장에 시위대가 집결해 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를 든 채 ‘민주주의’를 연호하면서 일부 도로와 다리를 봉쇄하기도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의 무리한 입법 강행은 사기 및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본인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내려 손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등 여권 주요 인사들마저 입법에 반대하고 나선 데다, 시위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물러설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26일 입법에 반대하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게 변곡점이 됐다. 이후 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150여 곳에서 20만 명이 뛰쳐나와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조합원 80만 명을 자랑하는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이스라엘 노동자 총동맹’은 총파업을 선언하며 반대 여론을 결집했고, 예비역 군인들까지 잇따라 훈련 불참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의사연합도 28일부터 의료 서비스 중단을 압박했다.

하지만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BBC는 “이번 연기 선언이 시간을 버는 것 이상으로 뭘 달성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국가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말에 속임수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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