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범죄로 번지는 北 경제난…주민들 “대책 없는 당국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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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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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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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식량난 해소를 위해 중국에서 곡식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민들 "끔직한 사건, 거의 식량·돈 문제 얽혀"
일부 범인들, 민간인임에도 군법으로 공개재판





심각한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식량과 돈을 노린 강도·살인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에서 연쇄 살인, 강도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강력 범죄 상당수가 식량과 돈을 노린 범죄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RFA에 "최근 혜산시에서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끔찍한 살인사건 뒤에는 거의 식량 문제와 돈 문제가 얽혀 있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혜산시에서 3월초부터 한달 가까이 여러 건의 살인과 강도, 절도사건이 발생했다"며 "지난 20일에는 혜성동의 한 개인집에 남자 2명이 달려들어 강도행각을 벌이다가 살인을 저지른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 여성 3명 중 2명이 강도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것이다.

사건 직후 순찰 중이던 경무원(헌병)이 범인들을 체포했으며 군법으로 다스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강도사건에 대한 심판은 다음날 현지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재판으로 열렸다"며 "체포된 남성들이 비록 사회 일원이지만 국내정세가 군사적으로 긴장한 시기에 강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하여 군법으로 처단한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도 "요즘 점점 살인, 강도, 도적이 많아지고 있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그 원인에 대해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살인과 강도 사건과 같은 강력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들어 혜산시에서는 주민들이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찌끼(비지 찌꺼기)로 한두 끼를 겨우 에우(때우)는가 하면 죽물(멀건 죽)도 없어 굶주리고 있다"며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현상이 점차 늘어나면서 사회 도처에서 끔찍한 강도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주 혜화동 30반에서 매탁(한국의 포장마차처럼 집앞이나 창가에 매점형식을 갖추고 장사행위를 하는 곳)을 하던 개인집에 강도가 침입했다"며 또 다른 사건을 언급했다. 현재 양강도 등 일부 국경지역에서 오후 7~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저녁 7시쯤 남자 셋이 식품을 사러 왔다고 하면서 집에 침입해 판매하는 식품(국수, 쌀, 사탕, 과자)을 전부 걷어갔다"는 것이다. 그는 "사법당국은 이 사건이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발생한 것으로 하여 남편을 아는 사람들을 범인으로 추측하고 수사 중"이라며 "복면을 한 채 강도행각을 벌인 3명의 남성에 대해 수사당국은 군인인지 사회인인지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올해 들어 유독 살인, 강도, 도둑이 성행하는 것은 날로 악화되는 식량난과 무관치 않다"며 "주민들은 코로나 사태에 식량난까지 겹쳐 살인 강도사건이 연이어 발생해도 사회를 안정시킬 마땅한 대책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17년째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지정했다. FAO는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대다수가 낮은 수준의 식량 섭취로 고통받으며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평균 이하의 농업 생산량으로 더 악화한 지속적인 경제적 제약을 고려하면 식량 안보 상황이 계속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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