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소개팅서 쌈 싸주며 인연[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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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최영환(32)·김승희(여·33) 부부

2008년, 저(승희)와 남편은 고등학생이었어요. 저는 여고에, 남편은 남고에 다니고 있었죠. 장난삼아 성사된 소개팅을 통해 처음 만났어요. 삼겹살집에서 모였는데, 당시 남편이 손을 다쳐 붕대를 감고 있더라고요. 먹는 게 불편해 보여 초면이지만 제가 쌈을 싸줬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남편은 그 순간 제게 반했다고 해요.

저 역시 남편의 귀여운 인상에 호감이 생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이 됐습니다. 방과 후 데이트를 위해서 남편은 매일 학교 앞에서 저를 기다렸어요. 덕분에 학교에서 ‘검정후드남’으로 유명했죠. 저희 연애는 대학 시절까지 이어졌습니다.

잠시 이별도 맞았습니다. 항상 붙어 있다가 학교가 멀어지면서 거리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2016년,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었을 때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우연히 연락이 닿아 같이 식사하게 됐어요. 알고 보니 남편은 제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고,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던 참이라고 하더라고요. 마침 둘 다 만나는 사람도 없었고, 서로에 대한 좋은 기억만 남아있어서 다시 시작하기 좋은 타이밍이었죠.

저희의 두 번째 연애는 결혼으로 이어졌습니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서 그런지 서로를 잘 알아 싸울 일이 없었어요. 결혼 준비를 할 때도 싸움 한번 없이 수월하게 진행했죠. 그렇게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요즘 저희 부부는 프리다이빙에 푹 빠져있어요. 함께 자격증 코스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신혼여행 중 남편과 함께 스노클링하며 봤던 괌 바다가 너무 예뻐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부부가 함께 취미를 즐기니 정말 즐거워요. 같이 성취해나가는 모든 과정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지금의 신혼 생활이 무척 재밌고, 앞으로의 나날도 기대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