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약사범 2만명 육박…수사력 없어 ‘범죄 인프라’ 생긴탓

  • 문화일보
  • 입력 2023-04-07 11:50
  • 업데이트 2023-04-0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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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확산하는 마약범죄 마약 범죄 급증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연예인·사회지도층 자제의 마약 투약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마약 투약 혐의 등을 받는 배우 유아인(왼쪽), 작곡가 돈스파이크(가운데), 남경필 전 경기지사 장남 남모(오른쪽) 씨. 연합뉴스·뉴시스



■ 3년째 멈춰선 檢 마약 모니터링

檢, 2021년부터 유통 수사 못해
도제식 교육 전문인력도 사라져

수사 증발로 마약 구매 쉬워지고
온라인·SNS 유통 확대도 한 몫
19세 이하 마약사범 4배 이상↑

韓법무 “아이 학교 보낼 때마다
‘마약 조심해’라고 말해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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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에만 역대 최다인 2만 명에 육박한 마약사범 적발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력 강화에 따른 ‘성과’라기보다는 “수사력 증발로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는 범죄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라는 게 수사기관의 공통된 판단과 반성이다. 특히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한 마약 유통 범죄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걸러내고 있는 검찰의 마약 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은 노후화로 아예 멈춰 있어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약 범죄 모니터링 시스템 재가동을 위한 개편 작업 등도 마약 범죄 수사력 ‘확대’가 아닌 무너진 시스템 및 인적 자원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누가 봐도 사후약방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도부터 대검찰청의 마약 범죄 모니터링 시스템 관련 예산은 단 한 푼 반영되지 않았다. 다음 해인 2021년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마약 유통 범죄를 수사할 수 없게 되면서 오래전 구축된 시스템을 더 이상 가동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이 멈춰선 것과 맞물려 지난 2017년 1만4123명 수준이던 마약 사범 수는 지난해 1만8395명으로 5년 만에 30%가 넘게 급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마약 사범 가운데 10∼20대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같은 기간 19세 이하 마약 사범 수는 119명에서 481명으로 4배 이상 늘었고 20대의 경우 2112명에서 5804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2021년부터 전체 마약 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마약 사범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연령대로 올라섰다.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 증가는 온라인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마약류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검찰의 마약 수사 제한 조치는 전문 인력의 감소 및 능력 저하로도 이어졌다.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전문 인력을 통한 도제식 교육은 사라졌고, 또 기존 인력마저 전문성과 무관한 곳에 배치돼 다른 업무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마약 유통 수사를 못 하게 되면서 관련 인재 양성도 맥이 끊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마약 범죄 수사를 제한해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문제는 단순 시스템 노후화와 전문 인력 감소에만 그치지 않았다. 검찰의 경찰 보완 수사 범위를 제한하면서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강제할 방법이 사라졌다. 일례로 지난 2021년 서울중앙지검은 동거녀를 살해한 후 아파트 19층에서 던진 살인 혐의 피의자의 마약 투약 사실을 경찰 송치 후 진술과 증거로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보완 수사 지시에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류 미검출 결과를 근거로 수개월간 보완 수사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의 미진한 보완 수사로 범죄 처벌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마약 수사의 컨트롤타워였던 대검 강력부를 지난 2018년 폐지한 것 역시 마약 범죄 수사력 증발에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지난 2월 특별수사팀을 발족한 부산지검을 방문하면서 취재진에게 “아이들 학교 보낼 때 마약 조심해라 부모들이 말하고 이래야 되는 나라가 되면 되겠느냐”며 “검찰이 마약 수사하면 안 된다는 식의 대처로는 그런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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