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회·매콤한 불고기·든든한 백숙… 온가족이 즐기는 ‘닭의 변신’[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4-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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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해남 ‘닭 코스요리’

육회·구이·죽 등 차례대로 나와
큰 토종닭으로 넷이 먹어도 충분
돌고개 인근 요리촌 관광객 인기


해남=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한반도 최남단 땅끝인 전남 해남에는 농수산물이 풍부해 어디를 가든 산해진미가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맛볼 수 있는 닭 코스요리(사진)가 일품이다.

닭 코스요리는 보리쌈밥·떡갈비·삼치회·황칠오리백숙·산채정식·생고기·한정식 등과 함께 해남을 대표하는 ‘8미’다. 코스요리를 시키면 닭 가슴살 회와 닭 날개를 잘게 저며 양념한 육회,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낸 불고기, 오븐에 구운 닭구이, 한약재를 넣고 푹 삶은 보양 백숙, 깔끔한 닭죽이 순서대로 나온다. 3㎏ 이상 되는 토종닭이라 성인 4명이 부족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코스 구성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닭불고기와 백숙은 흔히 알려진 음식이지만 닭을 회나 육회로 먹는 건 다소 생소하다. 처음 접한 이들은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미식가들에겐 인정받은 맛이다. 두툼한 가슴살을 썰어낸 닭회는 광어회처럼 쫄깃하다. 또 닭 육회는 오돌뼈와 같은 식감이 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퍽퍽한 식감의 육계가 아니라 방목해 제대로 키운 토종닭이라 이런 맛이 가능하다. 치킨 맛에 익숙한 어린이나 백숙으로 보양이 필요한 어르신 등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가 함께 나와 온 가족이 각자의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해남 닭 코스요리의 원조 식당은 작고한 박상례 할머니가 지난 1975년 처음 닭백숙을 시작한 장수통닭이다. 해남 ‘닭요리촌’에 있는 12개 음식점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닭백숙이 입소문 나고 1988년 닭 코스요리가 개발되면서 한 집, 두 집 몰려든 것이 지금의 닭요리촌을 형성했다. 닭요리촌은 해남읍 연동리와 삼산면 계동리 인접인 돌고개 인근에 밀집해 있다. 계동리는 원래 황계동(黃鷄洞)이었던 마을 지명이 일제강점기 때 바뀐 것으로, 누런 닭이 달걀을 품고 있는 형상에서 유래됐다.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장수통닭을 운영하고 있는 안덕준 사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 성수기에 150마리 이상씩 나갈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경기가 안 좋아 예년만 못하다”면서도 “닭 코스요리 맛을 잊지 못해 찾는 미식가들이 있어 평일에도 30∼40마리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닭요리촌은 고산 윤선도 유적지, 두륜산 도립공원, 대흥사, 공룡박물관, 땅끝마을 등 해남 대표 관광지를 30분 내에 갈 수 있는 해남읍 중심지에 있어 관광 코스로도 제격이다.
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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