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완화’ 일본 YCC 정책 바뀌나… 우에다 총재 첫 회의에 전세계 촉각[Global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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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4-18 09:08
업데이트 2023-04-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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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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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 27일 금융정책 결정회의 주재

아베노믹스 경기부양 핵심 ‘YCC’
대규모 국채 매입… 금리 떨어뜨려

작년 12월 물가 4% 41년來 최고
금리 상단 0.25% → 0.5% 올려
IMF “인플레 위험” 추가상향 권고
우에다 “적절한 시기에 정상화”

일본, 미국 주식 등 1.5조달러 보유
해외 전체 투자 3조 달러 넘어서
YCC 폐기하면 엔 캐리자금 유턴
신흥국 자본유출 등 글로벌 충격


오는 27일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본으로 쏠릴 예정이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첫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주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2016년부터 이어져 온 ‘수익률곡선통제(YCC·Yield Curve Control)’ 정책의 수정 여부다. 특히 우에다 총재는 지난 1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인정해 시장의 관심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시장에서는 4월 혹은 6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우에다 총재가 YCC 정책에 대한 수정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 본다.

◇전 세계 유례 없는 일본의 통화정책 = YCC는 일본 정부가 발행한 10년물 국채 금리에 상한을 두는 정책이다. 상한 이상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국채 가격 하락) 일본 중앙은행이 큰손으로 등장, 국채를 매입해 금리를 떨어뜨린다. YCC는 일본 정부가 초장기 불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행한 ‘아베노믹스(Abenomics)’의 핵심이다. YCC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궁극적으로 경기 부양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중앙은행이 이를 무제한 매입하고 정부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며 시중에 공급한 자금도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시중 금리가 낮게 유지된다는 점도 경기 부양에 효과적이다. YCC를 통해 현재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국 국채는 정부가 전체 발행한 국채의 50% 이상이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다. 그러나 시중 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정책을 마냥 유지할 수만은 없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탈이 날 조짐이 나타났다. 엔화 가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폭락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0% 올라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1월에는 이마저 뛰어넘는 4.3%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 하락에 수입액이 대폭 늘며 지난해 일본의 무역적자는 19조9713억 엔(약 192조 원)을 기록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최대치다.

◇서서히 방향 바꾸는 일본 중앙은행 = 마침내 일본 중앙은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20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이후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일부 효과가 나타난 상태다. 그러나 극성스러운 글로벌 자본의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을 더 자극한 꼴이 됐다.

일본 중앙은행이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자본은 일본 국채를 대거 공매도 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추후에 국채 금리 상단을 더욱 올릴 수 있다고 본 글로벌 자본이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방어 차원에서 1월 한 달 동안 사들인 국채는 총 17조 엔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일본 중앙은행이 정한 0.5%를 조금씩 넘어서고 있다. 둑이 터지기 직전 조금씩 물이 새는 단계다.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도 일본 중앙은행에 YCC의 재고를 주문하고 나섰다. 현재 0.5%로 고정된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추가 상향하라는 내용이 골자다. IMF는 “단기적으로 상당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성이 있다”고 권고의 이유를 설명했다. IMF는 영국이 감세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높아진 지난해에도 영국 정부에 이례적으로 정책 재고를 권고한 바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 열릴까 = 시장에서는 4∼6월 YCC 수정론이 부상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인 퀵과 닛케이베리타스는 지난달 6∼8일 외환 시장 관계자에게 금융정책 수정 시기 전망을 조사했는데, 응답자 75명 가운데 약 절반이 4월 혹은 6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완화 정책이 수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이달 27∼28일, 6월 15∼16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달 27∼28일 회의는 우에다 총재의 첫 금융정책 결정회의다.

우에다 총재는 이미 군불을 지핀 상태다. 우에다 총재는 1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YCC에 대해 “현재의 물가 상황과 금융 여건을 고려하면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안정적, 지속적으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할 수 있는 정세인지를 판별,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올해 2월 총재 후보로서 국회 소신청취(청문회)에 참석해서도 YCC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어떤 식을 검토할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완곡하게 수정 의향을 나타냈다.

일본이 아예 YCC를 폐기하거나 국채 금리 상단을 지금보다 높일 경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이 예상된다. 낮은 금리에 실망해 자국을 떠나 해외로 향했던 일본의 막대한 민간 자금과, 싼 엔화 금리로 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한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자금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은행, 연기금 등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채권에 투자한 자금을 3조 달러가 넘는 규모로 추산했다. 일본의 미국 주식, 채권 보유량만 현재 1조5000억 달러 이상이다. 미국 GDP의 7.3%에 해당한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IMF의 금융안정보고서를 인용해 “(YCC가 완화될 경우) 일본 투자자들이 막대한 금액을 본국으로 송환함에 따라 일본 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을 부르고 이는 호주를 비롯해 여러 유로 지역 국가 및 미국의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와 같은 일부 신흥 시장도 ‘실질적인’ 자본 유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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