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향·상쾌한 맛·독특한 식감의 ‘제비집’ … 아몬드 크림·벚꽃꿀과 함께 호사스러운 한입[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3-04-25 09:23
  • 업데이트 2023-04-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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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볼에 담긴 수프 형태의 디저트는 아몬드크림과 비파크림에 얹은 제비집(Wing lei palace 마카오·왼쪽 사진), 코코넛 껍질째 등장하는 디저트는 코코아 우유 푸딩과 벚꽃 꿀과 함께한 제비집(China tang 홍콩·오른쪽).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마카오·홍콩 제비집 디저트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요리들이 있습니다. 각 나라별로 가지고 있는 역사와 식문화가 담겨 있는 요리들을 맛보는 것은 여행이나 출장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중화권의 식문화는 깊고도 넓습니다. 중화권의 요리 중에서는 주로 입맛에 맞는 칸토니즈 즉, 광둥(廣東) 요리나 쓰촨(四川) 요리를 좋아합니다. 불과 칼이 만들어 내는 화려한 중국 요리들을 맛보고 나면, 늘 단순하지만 부드럽고 은은한 매력을 가진 디저트들이 나오곤 합니다. 이번 출장에서 몇 번이나 즐길 수 있었던 제비집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비집이라니. 이름만 들어서는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하시지요. 새들이 산란을 위해 짓는 집을 상상한다면 음… 그럼 그 맛은 나뭇가지, 지푸라기 맛일까 갸우뚱할 텐데요. 요리로 쓰는 제비집을 짓는 제비는 우리가 아는 여느 제비와 달리 동남아시아에 있는 섬에 사는 바다제비가 그 주인공입니다. 바닷가 절벽에 집을 짓는 바다제비는 지푸라기나 나뭇가지, 풀 대신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해초류를 물고 와 자신의 침과 같은 분비물을 아교풀처럼 사용해 둥지의 형태를 만듭니다. 식재료로 쓰려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제비집들을 말리는데, 그 온전한 형태에 따라 ㎏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그 금액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진시황 때부터 식재료로 사용했다는 소문도 있으나 실제 황실에서 먹기 시작한 때는 명나라 시대부터였다고 합니다. 황제에게 진상하는 음식을 구하는 환관이 동남아를 다니며 음식을 구하다 무인도에 표류하며 발견한 말린 제비집이 아픈 이들을 낫게 하는 것을 보고 당장 황실로 가져와 황제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단백질과 다당류의 결합체인 제비집은 특히 여성들의 피부나 건강에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참, 짝짓기철에는 제비집을 채취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해 개체의 멸종 위기를 보호한다고 합니다.

마카오의 유명 광둥 요리 전문 레스토랑에서 맛본 제비집 디저트는 향이 부드러운 아몬드 크림과 지금이 한창 철인 비파를 더한 차가운 크림에 제비집을 얹었습니다. 두툼한 중식 스푼으로 퍼서 먹을 때마다 아몬드의 묘한 향이 코끝을, 잘 익은 달콤한 비파 과육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여기에 가느다란 채처럼 풀린 제비집이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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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광둥 요리 전문점에서는 작은 코코넛 열매껍질의 속을 파내고 코코아 우유 푸딩과 제비집을 올린 후 벚꽃 꿀을 더해 먹기도 합니다. 차가운 온도가 주는 상쾌함과 고소함이 강한 양념의 요리들에 지친 입맛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역할을 합니다. 진하고 강한 맛의 중국 음식을 즐긴 뒤에 그윽한 향에다 상쾌한 맛까지 갖춘 제비집 디저트는 어떨까요. 호사스러운 느낌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챙겨 준다니 더할 나위 없지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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