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움 담아… 40여년 장갑 작품

  • 문화일보
  • 입력 2023-05-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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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연 작가 “수행하듯 작업”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에게 어머니가 보낸 면장갑이 시초였다. 1976년, 작가가 20대 초반 때였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장갑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후 40여 년 동안 장갑을 표현 수단으로 한 작업이 계속됐다. 정경연(68·사진)이‘장갑 작가’로 불리는 까닭이다. “지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장갑 안에선 모든 사람의 손은 평등해집니다. 제 작품도 사람들을 고루 따뜻하게 감싸주기를 바랍니다.”

정 작가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어 큰 호응을 받았다. 2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지난달 26일 개막식 전부터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번 전시는 가로 2m가 넘는 설치 작품, 브론즈 조각들과 함께 캔버스 위에서 작업한 결실을 보여줬다. 장갑 실물을 변형했기에 캔버스에 붙어 있어도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장갑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이렇게 다양한 모양의 작품을 만들 수가 있을까. 수십 개의 면장갑이 모여 기기묘묘한 형상을 자아낸다. 이중섭미술상(2008) 수상의 계기가 된 ‘블랙홀’ 연작은 실제 검은 구멍으로 빠져드는 듯하다.

“다양한 실험을 위해 장갑 절반을 잘라서 작업했더니 작가가 가난한 탓이라는 이야기가 돌더군요. 하하.” 그는 크게 웃었으나 작업할 때는 진지함을 지키며 늘 전력투구했다고 되돌아봤다. 수행(修行) 방편으로 작업을 해왔다는 고백이다. 그의 연작들은 ‘어울림’ ‘너와 나’ ‘투게더’ ‘러블리 핸드’ 등의 제목을 갖고 있다. “세상이 각박해도 우리 인생은 아름다우니 서로 껴안고 함께 갑시다! 앞으로도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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