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돼도 솔로면 결혼’ 통했죠[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7 09:08
  • 업데이트 2023-05-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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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차동혁(31)·김정혜(여·30) 부부


“서른 돼서 솔로면 그냥 우리 둘이 결혼하자~.” 20대 초반 처음 만난 저(정혜)와 남편이 각자의 연애를 상담해주며 했던 농담이에요. 지난 2012년, 저희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저희가 부부는커녕 연인이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죠. 남편은 저를 처음 봤을 때 도도해 보였다며 ‘일은 잘할까?’란 생각이 먼저 들었대요. 서른까지 서로 연인이 없으면 결혼하자는 농담도 그만큼 현실 가능성이 ‘제로’라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난 뒤 7년간 가끔 안부 연락을 주고받는 정도로 지냈어요.

하루는 오랜만에 남편과 만나 밥을 먹었어요. 오랜 연애를 정리한 직후였어요. 그날 제 고민에 대한 남편의 조언이 큰 힘이 됐어요. 그러면서 다시 가까워지게 됐죠.

각자의 연애사를 공유할 만큼 친한 오빠, 동생 사이에서 연인이 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무엇보다 지금처럼 연애 상담도 터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연애로 잃을 수 있다는 걱정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남편의 고백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남편이 자기 고백을 받아주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친한 사이로 관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거든요. 저에게 선택지가 없었던 셈이죠.(웃음)

연인이 되는 과정에 남편의 고백이 있었다면, 부부가 되는 과정에선 제 깜짝 고백이 있었어요. 바닷가로 놀러 간 날, 검정 비닐봉지 안에 명품시계를 넣고 그 위에 요구르트와 맥주를 담아 감췄어요. 혹여나 프러포즈가 들킬까 걱정하는 제 속마음도 모르고, 남편은 어두운 제 얼굴만 보고 기분 전환용 폭죽을 준비했대요. 폭죽놀이를 하던 중 남편에게 비닐봉지를 건네주며 결혼하자고 했죠.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손편지와 함께요. 남편은 그날 ‘이런 여자는 두 번 다시 내 인생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대요. 그렇게 저희는 부부가 돼 오는 8월 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있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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