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그루 백색 나무 숲길… 먼 나라에 온듯 ‘신비’[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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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인제 자작나무숲

20m 높이 자작나무 군락 이뤄
생태연못·인디언집 등 곳곳에
산림청 ‘최우수 숲길’선정도


인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비무장지대(DMZ)에 접해 있는 강원 인제군은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울창한 원시림이 많은 지역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산림자원이 풍부한 이곳에 원시림 속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명품 숲이 있다. 70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눈부신 자태를 뽐내며 늘어서 있는 ‘인제 자작나무숲’(사진)이다. 소설가 정비석은 금강산 기행문인 ‘산정무한’에서 ‘비로봉 동쪽은 아낙네의 살결보다도 흰 자작나무의 수해(樹海)였다. 설 자리를 삼가, 구중심처가 아니면 살지 않는 자작나무는 무슨 수중공주(樹中公主)이던가’라고 썼다.

인제읍 원대리 산 75-22 일대의 자작나무숲은 매년 산불 위험이 큰 봄철에 입산이 통제된다. 올해는 지난 3일부터 다시 일반에 개방됐다. 입구 안내소에서 숲으로 가는 3.2㎞의 임도는 경사가 완만해 호젓하게 숲의 정취를 느끼며 걷기 좋다.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어느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 있는 20m 높이의 자작나무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자작나무는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 붙여진 순우리말 이름이다. 이 나무는 잘 썩지도 않고, 단단해 뒤틀림이 없다. 옛날에는 희고 매끄러운 껍질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기도 했다. 인제 자작나무숲은 올해 산림청 주관 ‘걷기 좋은 명품숲길 30선’ 중 최우수 숲길로 선정됐다. 40분에서 3시간까지 산책할 수 있는 7개의 다양한 탐방구간이 조성돼 있으며 곳곳에 전망대·숲속 교실·생태연못·인디언 집·야외무대 등 부대시설도 설치돼 있어 걷고, 쉬며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운영하는 자작나무숲은 1989∼1996년 조성된 인공조림지역이다. 병충해 피해를 입은 나무를 벌채한 후 자작나무 70만 그루를 심어 조성됐다.

험준한 강원 산악지역은 대체로 무뚝뚝한 아버지 같은 느낌을 주지만 자작나무숲은 세심한 사랑을 받으며 곱게 자란 막내아들로 다가온다. 5월의 자작나무숲은 하얀 자작나무 껍질과 신록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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