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공급망 협정 타결됐지만… ‘중국과 마찰’ 해소 과제로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 성과속
중 “인위적 시장 교란 행태” 비판
전문가 “정교한 통상외교 필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 타결로 2021년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위기 상황을 막을 ‘비상카드’는 확보했지만, 중국의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교한 통상외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IPEF가 첫 결과물로 공급망 협정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공급망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광물 수요의 95%를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특히 특정국 의존도가 75% 이상인 품목이 600개를 넘어서는 점도 공급망 위기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협정에 따른 IPEF 위기 대응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위기 시 미국, 일본 등 IPEF 참여국 정부를 통해 대체 공급처 정보를 요청하거나 협조를 받을 수 있다. 또 IPEF 참여국 중 호주, 인도네시아 등 자원보유국이나 인도 같은 주요 생산기지와 함께 공급망 투자 활성화, 물류 개선,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해 공급망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과의 마찰 가능성이다. IPEF는 미국이 2021년 제안해 만들어진 경제협력체로 사실상 반(反)중국 연대 성격을 띠고 있다. 공급망 협정 타결로 공급망 탈(脫)중국화가 가속화하고 중국 경제를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협정에 구체적인 대중국 압박 문구가 적시되지 않았음에도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인위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공급망 안정에 영향을 주는 최대 위험”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섬세한 통상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긴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