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 1100% 급증… 1분기 여행수지 적자 3년來 최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황금연휴였던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공항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32억3500만 달러 적자 기록
더딘 中단체관광객 회복 영향

코로나19 기간 급격히 위축됐던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3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불어났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로 나간 내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늘어나는 여행수지 적자가 경상수지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지 적자액은 32억3500만 달러(약 4조2800억 원)로, 2019년 3분기(32억8000만 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는 국내 여행객이 해외에서 지출한 돈과 해외여행객이 국내에서 쓴 돈의 차이를 보여주는 경상수지 지표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에 들어간 2020년 1분기부터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급감했고 2021∼2022년에는 분기별로 2000만 달러 전후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여행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은 방한 외래 관광객보다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17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증가하는 동안, 해외를 찾은 내국인은 498만 명으로 같은 기간 1100% 이상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제재로 그간 우리나라 여행수지에서 효자 역할을 한 중국인 관광객이 예전만큼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 수는 90만 명으로 전체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의 55%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는 24% 회복되는 데 그쳤다.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가 심화되면 마이너스 행진 중인 경상수지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월평균 233만 명 수준이었던 내국인 출국자 수가 코로나19 여파로 3만 명까지 감소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개선됐지만, 올해는 이러한 긍정적 요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1분기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핵심 품목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2012년 1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4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