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4학년 같은반 반장·부반장[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5-31 09:06
  • 업데이트 2023-05-31 09:0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결혼했습니다 - 강성호(32)·이예슬(여·32) 부부

저(성호)와 아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 반장, 부반장이었어요. 당시 아내와 1000원짜리 커플링을 나눠 끼며 “나중에 커서 더 비싸고 좋은 반지 사줄게”라고 말했는데, 결혼으로 그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죠.

초등학교 졸업 후 각자 15년 넘게 그 시절 연애를 추억으로 묻어두고 자연스럽게 멀어졌죠. 그러다 4년 전 제가 화장품 사업을 할 때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회사에 방문한 뒤 제 개인 SNS에 위치정보를 남겨 사진을 올렸어요. 전혀 예기치 않게 아내가 이 사진을 보고 저에게 연락했죠. 아내도 화장품 관련 업종에 종사하며 가산디지털단지 부근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이날부터 저희는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됐어요.

떨어져 지낸 기간이 길었지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았어요. 각자 부모님이 차로 5분 거리에 사시는 것부터 둘 다 태권도와 합기도가 각각 3단이라는 것까지요. 대화는 풍부했고, 퇴근 후 만나는 게 일상이 됐죠. 그러다 자연스럽게 다시 연애를 시작했어요.

저희는 2021년 5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 준비도 좀 예기치 않게 하게 됐어요. 아내 여동생이 가족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렸는데 장인어른이 제 아내에게도 가족 여행 때 사윗감을 데려오라고 했거든요. 한참 서로를 알아가던 때였는데 제가 그 가족 여행에 따라가게 됐죠. 여행 중 장인어른이 아침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숙제를 내주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계획인지 보고서를 작성해오라고요. 글자 크기도 11포인트로 정해주고 프레젠테이션까지 하라는 숙제였죠. 그리고 아내 가족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발표했어요. 아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담아서요. 당시 제 머릿속엔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대혼란 그 자체였어요.(웃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와 아내 모두 결혼식장 앞에 서 있더라고요. 결국, 초등학교 때 더 비싼 반지를 사주겠다는 약속도 지키게 됐죠.

sum-lab@naver.com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