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추가도발 예고하며 “미국과의 대결 장기화”

발사 실패 내부동요 잠재우고
강대강 대치로 체제결속 의도

1일 김여정(사진)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하루 만에 담화를 내 2차 발사를 천명한 것은 미국을 향해 대화 거부 의사를 재확인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발사 실패에 따른 내부 동요를 최소화하며 체제 결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다만 2차 발사의 시점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이달 초순에서 수개월 후까지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한·미가 대화 복귀를 촉구한 데 대해 “대화할 내용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더욱 공세적 자세에서 우리 식대로의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의 대결의 장기성을 잘 알고 있다”며 “전망적인 위협과 도전들을 의식하고, 전쟁 억제력 제고에 모든 것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대미 대결 구도를 끌고 가는 것이 체제 결속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에 대한 대북 적대시 정책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의 성공적인 발사에 모든 역량을 더욱더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에서 발사 장소가 기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 정도 떨어진 해안에 조성한 새 발사장으로 나타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위성 발사 당일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기존 발사장에 수십 대의 차량이 집결하는 등 정리 작업이 진행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발사장을 만들었지만 기존 시설도 이미 안정성을 갖추고 있어 양쪽 모두 쓸 수 있다는 뜻”이라며 “2차 발사는 기존 발사장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서해상에 추락한 발사체 잔해의 동체 길이는 약 15m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 동체가 떨어져 나간 1단 로켓을 제외한 2·3단 로켓 엔진과 정찰위성 등이 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합동참모본부의 판단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