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국가·지역·성별 등 차별 안돼” 네이버, 게시 금지 ‘혐오 표현’ 구체화

12일부터 개정된 정책 적용
위반 땐 비공개·삭제 처리

네이버가 사용자 보호를 위해 게시물에 포함하면 안 되는 ‘혐오 표현’을 구체화했다. 게시물이 운영 정책 등에서 금지하는 내용에 명확하게 해당하면 네이버는 이를 비공개 또는 삭제 처리하거나 게재를 거부할 수 있게 된다.

1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물 운영 정책’을 개정했으며 오는 12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제공한 ‘온라인 혐오 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네이버는 KISO 회원사 중 한 곳이다.

그간 네이버는 금지 표현에 대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 방식을 사용하여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내용’이라고 규정했다. 개정안은 이를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 지향이나 종교·직업·질병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하여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혐오 표현을 포함한 게시물’로 변경했다. 피해 대상을 특정 집단에서 인종과 국가, 지역, 나이, 성별, 성적 지향, 종교 등 다양한 집단으로 세분화했고, 피해 내용도 굴욕감이나 불이익에서 차별과 폭력 선동 등으로 한층 더 구체화했다.

앞서 KISO는 지난해 8월 혐오표현심의위원회를 발족하고 미디어, 국어학, 사회학, 법학 전문가들과 숙의 끝에 인터넷 사업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넷 공간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사회적 의사소통 합리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견의 소통을 오히려 어렵게 할 우려가 있는 게시물은 게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된 운영 정책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접 회원을 탈퇴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AI) 클린봇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화면 개선, 정책 강화 등을 통해 혐오 표현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