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시급한 ‘스마트 물류’ 투자 확대와 정부 역할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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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 한국국제상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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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경제의 성장으로 전 세계 물류산업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특히, 택배와 당일 배송, 그리고 새벽 배송 등 물류의 급격한 성장세가 계속됨에 따라 늘어난 물량을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기 위한 물류 업계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혁신하기 위해 물류센터 스마트화에 대한 아마존, 징둥(京東), DHL 등 세계적인 물류·유통 기업의 신규 투자 또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물류센터는 상당수가 건축된 지 25년이 넘는 노후 시설로서 스마트화를 추진하는 데 좀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의 주체인 물류 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1∼2%로 수익성이 낮아,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신규 투자보다는 투입 인력을 늘려 단위 시간당 처리 물량을 제한적 수준에서 늘리는 접근을 해 왔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물류시설법 개정을 통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도 및 센터 구축 투자금에 대한 이자 중 일부(중소기업 기준 최대 2%포인트)를 지원하는 이차보전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는 제도 시행 3년 차로, 이미 33개의 스마트물류센터가 인증을 취득했다. 이 가운데는 국내 3대 택배사의 메인 허브터미널을 비롯해 마켓컬리, 파스토, SSG 등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의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통합물류센터)들이 벌써 이 제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2022년부터 스마트물류센터 신규 투자에 대한 기업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건축비 부담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재투자의 어려움이 큰 국내 물류·유통 기업의 스마트화 투자 의욕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독일의 유력 컨설팅 업체인 롤랜드버거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상에서 물류산업이 공급망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핵심 기능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이커머스의 빠른 성장과 생활물류 서비스의 국민경제적 위상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스마트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의욕 저하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게 명확하다. 특히, 물류산업은 이미 시작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시대를 맞아 스마트화 지연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 저하 및 국민 생활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직결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류 기술 수준은 2020년 기준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약 80% 수준으로 3년 정도 뒤져 있다. 주변 경쟁국인 일본(85%)이나 중국(87%)에 비해서도 1년 정도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스마트물류센터 구축 지원 정책은 적시에 추진된 성공적인 사례로, 국내 물류시설의 스마트화 투자 확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의 스마트 물류에 대한 투자 속도를 고려할 때, 스마트 물류를 위한 정부의 지원 규모와 지원 비율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빠르게 확대돼야 한다.

이제 물류도 기술로 경쟁하는 시대다.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는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기술에는 가속도가 붙는다. 스마트 물류를 위한 투자, 지금 안 하면 더 많이 벌어지고, 지금 실기하면 영원히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리 정책 당국과 물류 기업은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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