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하원 이어 부채한도 유예 법안 1일 처리…, 디폴트 가능성 완전히 사라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im-792999 미국 연방 상원이 1일 밤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고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재무책임법을 통과시켰다. AP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 연방 상원이 1일(현지시간) 정부 재량지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부채한도를 2025년 1월까지 적용 유예하는 ‘2023 재무책임법’을 통과시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공화) 하원의장이 합의한 초당적 법안이 전날 하원에 이어 하루 만에 상원까지 통과함에 따라 미국의 사상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곧장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미 상원은 이날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고 전날 하원에서 넘어온 2023 재무책임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63표, 반대 36표로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날 먼저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 11건(공화당 10건, 민주당 1건)을 표결에 부친 뒤 최종 표결을 통해 법안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랜드 폴 의원 등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이 더 많은 예산 삭감 등을 요구하며 법안처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안이 국방비 지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표결 전 "부채한도 합의는 중국·러시아·기타 적국을 억제하는데 충분한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해 긴급자금을 배정하는 상원의 능력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협상에서 상원이 소외됐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다수 민주·공화 의원들은 오는 5일로 예상되는 디폴트 시점 이전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찬성표를 던졌다.

법안 처리를 주도한 슈머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디폴트를 피하는 것이 우리의 북극성(목표)이었다"며 "미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밤 양당 상원의원들은 우리가 어렵게 이룩한 경제적 진전을 보호하고 미국의 사상 첫 디폴트를 막기 위해 투표했다"며 "내일 가능한 한 빨리 법안에 서명하고 국민에게 직접 연설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일 서명하면 법안은 곧장 발효된다.

99페이지 분량의 2023 재무책임법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대선 종료 이후인 2025년 1월 1일까지 유예하되 2024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국방·보훈 분야를 제외한 재량지출을 2022 회계연도 수준으로 삭감하고, 이후에도 예산안 인상 폭을 최대 1%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 저소득층 복지프로그램의 의무근로조건 확대, 미집행 코로나19 긴급 지원금 및 국세청(IS) 예산 확대분 환수, 환경영향평가(NEPA) 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