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엑소 노예계약’ 파문… 빌보드 “K-팝의 그늘”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47
  • 업데이트 2023-06-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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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 엑소-첸백시의 멤버 첸(왼쪽부터)·백현·시우민은 “불공정한 계약을 맺고 있다”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멤버 3인 “계약 기간 7년 넘겨”
가요계 고질적 병폐 또 드러나
분쟁에 SM 시총 3000억 증발


훈풍이 불던 K-팝 시장의 민낯이 또다시 드러났다. 유명 K-팝 그룹 엑소의 멤버들이 불공정 계약임을 주장하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외신들은 ‘slave contract’(노예 계약)라는 문구를 쓰며 “K-팝 역사의 민감한 부분”이라고 이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1일 엑소-첸백시의 멤버인 첸, 백현, 시우민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린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SM은 12∼13년의 장기 전속계약 체결도 모자라 아티스트에게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각각 최소 17년 또는 18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의 최대 계약 기간인 7년을 넘겼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유명 K-팝 그룹과 소속사 간 전속계약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2001년 원조 아이돌 그룹 H.O.T.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멤버 3인이 그룹을 탈퇴했고, 2009년에는 동방신기 멤버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가 같은 이유로 문제를 제기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됐다. 공교롭게도 세 그룹 모두 SM 소속이다. 하지만 SM은 “언제든지 정산 근거를 확인할 수 있고,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재계약 협상했다”면서 “아티스트를 흔들고 있는 외부 세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빌보드는 1일(현지시간) “노예 계약 의혹은 SM에 역사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면서 “SM은 빌보드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계 인사는 “현재는 누가 옳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SM은 선례가 있기 때문에 또 분쟁이 불거진 것에 대해 업계와 팬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을 통해 초기 계약 과정에서 자본금을 대는 연예기획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이 이뤄진다는 K-팝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인물=콘텐츠’이기 때문에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어렵다는 문제점도 다시 불거졌다. 1일 4%가량 상승 출발한 SM 주가는 분쟁 소식이 알려진 오전 10시경 급락해 -7.2%로 장을 마쳤다. 그사이 시가총액 약 3000억 원이 증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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