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벌목으로 토사붕괴… 집중호우땐 태양광 주변 농경지 쑥대밭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43
  • 업데이트 2023-06-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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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막대한 인명·재산피해
당국 “1%도 안돼”만 되풀이


무안=김대우·안동=박천학 기자, 전국종합

지난해 8월 강원 횡성군 둔내면 한 야산의 토사가 집중호우로 쓸려 내려와 민가를 덮쳐 70대 주민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토사물 속에서 부서진 태양광 패널 잔해가 발견되고 인근에 패널 200개 규모의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분별한 태양광 설치로 인한 산사태라는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기도 했다.

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산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늘면서 이로 인한 산사태 발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8년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인근에 설치 중이던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현장에서 집중호우로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해 도로를 덮쳤다.

청도군에서는 2019년 7월에도 풍각면 태양광발전 시설 옹벽이 붕괴됐다.

2020년 8월에는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의 토사가 유실되면서 축구장 절반 면적의 산지가 쑥대밭이 됐다. 같은 해 인근 봉화군 명호면에서는 태양광 작업장 비탈지가 유실돼 농경지 1만㎡가 매몰되고 강원 철원군에서도 장마와 집중호우로 태양광 시설이 무너져 내렸다.

역대 최장 장마로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2020년에만 공사 중이거나 이미 설치가 완료된 산지 태양광 시설에서 12건의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산사태가 발생한 각 지자체는 자체 조사를 통해 피해 원인으로 태양광 설비와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산림당국은 국내에서 발생한 산사태 가운데 산지 태양광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진 사례는 1%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전국에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규제와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홍 동신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모든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순 없지만, 무분별한 벌목으로 지반이 약해지고 배수시설이 충분치 않으면 집중호우로 토사가 쓸려 내려갈 위험성이 크다”면서 “가파른 경사면에는 태양광 시설이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해 지금과 같은 난개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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