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북단 야생 녹차 군락… 향도 맛도 경치도 ‘엄지 척’[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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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전북 익산 웅포 녹차 자생단지

서쪽 트인 남서향 계곡에서 자라
서리피해 적어… 깊은 풍미 일품
봉화산 둘레길 연결 나들이 추천


익산=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국내에서 차(茶) 하면 전남 보성군·경남 하동군·제주 등이 떠오르지만 전북 익산시에도 야생 차나무가 분포돼 있다.

황등과 웅포를 잇는 722번 지방도를 달리다 보면 ‘최북단 녹차 자생단지’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웅포면 입점리 구룡목마을 도로명주소가 ‘녹차마을길’로, 마을 길을 따라 1㎞쯤 들어가면 빽빽한 소나무 숲 사이에 잘 가꿔진 차밭(사진)과 산림문화체험관이 나온다. 계단처럼 가지런히 조성된 차밭에서 싱그러운 차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2009년 발표한 ‘야생 차나무 유전자원 보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야생 차 자생지는 총 39곳이다. 예전에는 국내 야생 차나무 북방한계가 전북 김제시 금산사(북위 35도 13분)로 알려졌지만 1980년대 중반쯤 익산시 웅포면 봉화산 남서쪽 계곡(북위 36도 03분)에서 야생 차 군락이 발견되며 북방한계선이 30㎞가량 북쪽으로 올라갔다.

야생 차나무 약 1만 그루가 자라고 있는 웅포 야생 차 군락지는 조선 초기에 소실된 임해사 절터다. 인근 숭림사의 말사인 임해사에서 재배하던 차나무가 절이 불탄 후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동북쪽이 막히고 서쪽이 트인 남서향 계곡이다. 금강에서 1㎞, 서해안에서 20여㎞ 떨어져 있어 강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따뜻하며 서리 피해가 적은 지역이다. 이곳에서 나는 차는 A등급으로, 깊은 맛과 깔끔한 향이 특징이다. 이곳 차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큰 종으로 알려진 전남 여수·경남 밀양 차나무와 마찬가지로 최대 3m까지 자란다. 익산시는 야생 차나무의 외형과 유전자 등을 보존하기 위해 군락지 주변에 보호철망을 쳤다.

시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군락지 앞쪽에 약 2㏊ 규모의 차밭을 조성하고, 산림문화체험관을 꾸몄다. 또 소량이지만 고급 차를 생산하며 국가사적지인 입점리 고분군과 웅포 야생 차 군락지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웅포 야생 차 군락지는 함라산·봉화산 둘레길과 연결되고, 금강과 너른 평야 등 조망권도 뛰어나다. 시 관계자는 “올 연말에 ‘국립익산치유의숲’이 준공되면 익산이 국민여행지·국민휴식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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