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무집행방해 ‘大法 양형 기준’ 획기적으로 강화할 때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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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은 법과 규범의 수호를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한이다. 공권력에 대한 도전은 국민의 권리와 안전에 대한 침해다. 선진국이 공무집행방해죄를 엄단하는 이유다. 한국 역시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공권력 남용이 아니라 ‘떼법’ 세력 등에 의한 공권력 공격을 우려할 상황으로 바뀐 지 오래다. 경찰청은 공무집행방해죄 처벌 기준을 강화하자는 개선안을 지난 1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감경 시 징역 1∼8개월인 기준을 3∼10개월로 바꿔 ‘징역 3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다. 또, 감경 요소인 ‘음주로 인한 심신 미약’을 삭제하는 대신 ‘상습범’과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해 만취 상태’는 가중처벌 요소로 신설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 일선에서는 가벼운 처벌 탓에 공권력 행사가 어렵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경우 1심 실형 비율은 18%에 그쳤다. 더구나 불법 시위나 만취 행패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경찰 측의 과실이 발생했을 경우, 경찰엔 대부분 징계가 가해졌다.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돼도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폭행과 불법집회를 제지하는 경찰에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경찰 역시 불법을 방치하거나 흉기에 시민이 위협받는 현장을 이탈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경찰에 상해를 가하면 구속 수사가 원칙이고 초범도 징역 4년에 처해진다. 상습범은 종신형도 가능하다. 캐나다도 경찰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면 징역 14년을 선고할 수 있다. 권위주의 시대 행해진 공권력의 일탈과 잔재는 청산돼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시민의 권리로 오인해 온정적으로 대응하는 인식과 관행도 벗어나야 한다. 차제에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양형 기준의 강화에 그치지 말고 법정 형량 자체를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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