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태양광 트라우마’ 에 ‘차세대 K-셀’ 고사 위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7 11:48
  • 업데이트 2023-06-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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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장 선점 ‘골든타임’ 놓칠라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의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20회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에서 관람객이 태양광 모듈을 살펴보는 모습. 뉴시스



■ 외면받는 국내 중소기업 신기술

5년간 무분별한 태양광 정책에
저가 중국산 패널이 시장 장악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앞두고
원천기술 국내기업 증설 못해
2030년 9조원 시장 빼앗길 판


우리나라가 ‘차세대 태양광’으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셀)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정작 1∼2년 앞으로 다가온 상용화를 앞두고 외국 업체에 시장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저품질 실리콘 패널로 산과 농촌을 뒤덮게 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정책에 대한 반감 때문에 정작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들이 지원도 받지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차세대 태양광 생태계 구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7일 국제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페로브스카이트 셀 시장은 올해 10억4000만 달러(약 1조3530억 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72억 달러(9조3670억 원) 규모로 7년 새 592.3%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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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셀 가운데 한화솔루션에서 연구 중인 ‘탠덤 셀’(페로브스카이트 위에 실리콘을 얹는 방식)은 효율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단일접합 셀은 상업화에 근접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은 세계 최정상급의 페로브스카이트 원천기술 보유국이다.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공인 세계 최고 페로브스카이트 셀 효율 기록(25.7%)을 갖고 있다. 국내 업계의 기술력도 최고 수준이다. 페로브스카이트 단일접합 셀을 개발하는 업체 ‘유니테스트’는 지난 2019년 10월 모듈 사이즈 기준으로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이 업체는 이후 상업화를 위해 15㎝×15㎝ 이상 ‘대면적’ 셀 개발에 주력해 30㎝×30㎝ 시제품 개발까지 마쳤다. 연내 시험생산에 돌입해 내년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유니테스트 등 국내 업체들은 현재까지는 외국 기업에 앞서 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막상 양산을 눈앞에 두고 지원 부족으로 역전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산소·습기를 차단하는 태양광 셀 필수 소재인 ‘배리어 필름’을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증설이 필요해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을 찾아갔더니 ‘태양광으로는 신청도 하지 말라’고 거부당했다”며 “차세대 태양광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모듈·장비·소재 등 가치사슬 컨소시엄이 구축돼야 하는데, 이는 정부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일본·유럽·중국 등은 2024∼2025년 양산을 목표로 페로브스카이트 셀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부 등에서 2021∼2025년 페로브스카이트 관련 기술 개발에 3억6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고민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저가 공정 구축이 가능하면서도 효율은 실리콘보다 좋다”며 “세계 최상위권의 국내 원천기술이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과 미래 먹거리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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