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부터 임대형 농원까지… 지역 살리는 ‘두집 살림’ 늘린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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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하안송 기자



■ 지역소멸극복 현장을 가다 - (2) ‘생활인구’ 확대 총력

춘천, 원격 근무자에 각종 편의
옥천·평창선 디지털관광주민증

용인 ‘작은 정원’ 만들어 큰 인기
목조주택·텃밭 구성… 임대 완판

전남교육청 농촌 유학 프로그램
서울 초·중생 6개월 이상 생활


춘천=이성현·용인=박성훈·무안=김대우·영양=박천학 기자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일하며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강원 춘천시 삼천동의 숙박 시설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호텔은 전방에 의암호와 함께 산이 펼쳐져 있는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워케이션(휴가지 원격 근무) 근무자를 위해 사무용 집기가 비치된 객실을 비롯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호텔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워케이션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주중 숙박시설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춘천시가 마련한 워케이션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공용 사무 공간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춘천시 제공



춘천시는 이곳을 비롯한 지역 숙박시설과 연계해 주중 체류객 확대를 위한 워케이션 프로그램 ‘어나더 오피스(another office), 춘천’을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 소재 정보기술(IT) 기업 오픈잇에서 근무하는 김승희 부장은 “지난 4월 중순 춘천시에서 진행한 워케이션 시범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서울과 가까워서 앞으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8일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들이 워케이션과 농촌 생활 체험, 관광 등 체류 인구 확대를 위해 다양한 생활인구 유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5월 15∼21일 서울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을 주제로 2023 강원 워케이션 위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241개 기업·기관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상품을 소개하는 상담회를 비롯해 평창, 고성에서 워케이션 체험프로그램이 이어져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원문규 강원도관광재단 관광마케팅실장은 “워케이션 근로자로 인해 늘어난 주중 유동인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과 강원 평창군은 외지인에게 발행하는 일종의 명예 주민증인 ‘디지털관광주민증’ 시범사업으로 생활인구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으면 지역 내 관광지 입장권을 포함해 숙박·음식 등 각종 여행 편의시설과 체험행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 결과 평창군, 옥천군에서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7개월 만에 디지털관광주민증 발급자 수가 5만8000여 명에 달했다. 이는 이들 2개 지역 정주 인구(8만9984명)의 64%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영농체험과 농촌 유학 프로그램으로 생활인구 유치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경기 용인시는 처인구 학일마을에 농경 생활을 동경하는 대도시 사람을 위한 ‘클라인가르텐(작은 정원)’을 조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목조주택 14동과 텃밭(3198㎡)으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임대된 상태이고 대기자가 40명을 넘었다. 회사원 서영석 씨는 “지난 2019년부터 서울 서초구의 집과 학일마을을 오가며 ‘두 집 생활’을 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과 농작물을 나눠 먹고 때로는 막걸리도 함께 마시며 농촌의 깊은 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2021년부터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농산어촌 유학은 서울 초·중학생들이 전남 시골학교로 전학을 가 6개월(한 학기) 이상 유학 생활을 하며 현지 학생들과 생태·환경친화적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유학 참가자는 시행 첫해인 2021년 247명에서 2022년 608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1학기에도 256명(163가구)의 학생이 전남 16개 시·군, 48개 초·중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이 중 온 가족이 함께 체류하는 유형이 전체의 91.8%(235명)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좋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가 처인구 원삼면 학일리 일원에 조성한 ‘클라인가르텐(작은 정원)’ 전경. 학일마을 제공



경북 영양군은 청기면 일대 약 1만7000㎡ 부지에 ‘별빛 정원’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스마트팜 등 임대형 농원과 주택을 조성해 농사체험 등으로 인구를 유입하는 것이다. 군은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소규모 로컬축제, 휴식·영농체험 공간 제공 등으로 생활인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앞으로 각종 정책지표에 생활인구를 반영하는 등 생활인구의 안착과 활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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