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尹, 보수+중도 연대網 펼쳐야 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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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여야 무한대립 총선까지 지속
선거제 개편 없이 현수막 전쟁
총선 뒤 정국 더 복잡할 가능성

당장 이재명과 회동 않더라도
유연한 국정이 현명한 대비책
공천부터 중도 확장 염두 둬야


계속된 여야 대립으로 정치가 허공에 표류하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더워지는 날씨로 짜증이 나는데, 되는 일 없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은 점점 더 깊어 간다. 야당은 양곡법에 이어 간호법을 다수당의 위력으로 통과시켰고, 대통령은 계속 거부권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지난 4월 선거법 개정을 위해 20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가 개최됐고 이어서 500인 시민참여 공론회의도 있었지만, 선거제 개편안 마련을 위한 전원위 소위 구성은 좌초됐다. 이런 마당에 출퇴근길 전철역 입구에 자기 자랑과 상대방 비난으로 요란하게 나붙은 여야의 현수막은 거부감만 더할 뿐이다. 언제까지 우리 정치는 이렇게 둥둥 떠다녀야 하는 걸까?

대강 내년 총선까지 이래야 할지 모른다는 게 밀려오는 더위와 함께 불쾌감을 더 키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부터 내부적으로 정리되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며칠 전에는 이재명 대표가 지명한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당 안팎의 강한 반대 여론에 밀려 사퇴하면서 친명계와 비명계의 장기 내홍이 더욱 번져 가는 모양새다. 당내 혁신을 이 대표 공격으로 보는 친명 세력이 공천을 앞두고 반이재명으로 흐를 혁신 과정에 순순히 따라줄 것 같지도 않다. 여기에 이 대표 사법 리스크도 언제 어떻게 해소될지 기약이 없다. 경색 국면의 전환을 위해 야당 측에서 주장하는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회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지에는 들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내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총선 이후 여대야소나 여소야대 상황 중 어느 하나로 가닥이 잡히면 과연 정치가 제대로 굴러갈까?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여당이라면 내년 총선 이후의 다양한 상황을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여소야대 상황에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겹쳐 대통령과 여당이 외교·안보 문제를 빼고는 뭘 해 보려 해도 여의치 않았다는 주장이 그나마 먹힐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내년 총선 이후에는 이런 논리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연금개혁 등 중대한 국정 과제를 앞두고 내년 4월 10일 후에도 정부와 여당에 만만찮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다양한 복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우선, 제22대 총선 이후에는 여대야소라는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윤 정부와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를 토대로 집권 3년 차 이후의 국정을 활력 있게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다양한 여론조사에 나타난 정당별 지지도를 볼 때, 여당인 국민의힘 압승을 예상하기는 쉽잖아 보인다. 게다가, 대통령의 정치적 자본인 지지율도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처럼 30%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지지율로는 연금개혁 등 중대 현안을 임기 내에 완수하기가 만만찮다. 여대야소라는 가장 우호적인 시나리오에서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는,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상황이 계속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연되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얻는다 해도 압승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아직 매우 낮다고 하지만, 상당한 의석 규모의 제3당이 출현한다면 민주당은 과반 미달의 제1당에 머물 수도 있다. 어쨌든 6월 첫째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여소야대가 재연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양대 정당 지지도는 30%대 초중반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패턴이 유지되고 있지만, 22대 총선을 현 정부 지원(37%)보다는 견제(49%)로 보는 응답자 비율이 12%P나 더 높다. 이런 유권자의 의사가 내년 투표에서 현실화하면 대통령과 여당은 강제된 협치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내년 4·10 총선 이후 그 어느 시나리오도 대통령과 여당에 호락호락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여당은 지금부터 총선 이후를 내다보고 유연하게 국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소를 키우려면 쇠파리도 함께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부와 여당 안팎에서 도움이 될 모든 세력과 연대해 망(網)을 넓게 치는 중도 확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있을 총선 공천 과정에서부터 드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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