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코 앞 쿠바에 도청기지…쿠바에 수십억불 주기로”-WSJ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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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22일 미국이 공개한 중국 ‘정찰풍선’. 격추 하루 전인 같은 달 3일 미군 ‘U-2’ 고고도 정찰기 조종사가 촬영한 사진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소식통 인용 보도…세부 장소, 공사 착수 여부 미공개
"중국, 미국 ‘뒷마당’ 쿠바 선택은 도발" 분석도



중국이 미국 본토와 가까운 쿠바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기로 쿠바와 비밀 합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과 쿠바는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세우고, 중국은 그 대가로 현금이 부족한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원칙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약 100마일(약 160㎞) 떨어져 있다. 만약 쿠바에 도청 기지가 들어선다면 중국 정보기관은 군사 기지가 대거 몰려 있는 미 남동부 전역의 전자 통신을 수집하고 미국 선박의 통행도 감시할 수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다만 도청 기지 예정지나 실제 건설에 착수했는지 등의 세부 정보는 공개하기 거부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WSJ에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중국이 이 반구(서반구)를 포함해 군사적 목적이 있을 수 있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려고 노력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와 역내, 그리고 전 세계에서 우리의 모든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과 쿠바 대사관은 이에 관한 WSJ 질의에 아무 답변하지 않았다.

WSJ는 미국 뒷마당에 첨단 군사 및 정보 능력을 갖춘 중국 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미국에 전례 없는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미국이 서반구에서 외국 세력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한 사례로 쿠바 미사일 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냉전 시기인 1962년 소련이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미사일 배치를 시도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직전까지 간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도 중국 인근에서 군사·정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쿠바 기지 건설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유로 남중국해 상공과 대만 해협에서 군사·정찰 활동을 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선임 연구원 크레이그 싱글턴은 "쿠바 내 도청 시설은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지 설립은 중국의 광범위한 국방 전략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신호이자, 일종의 ‘게임 체인저’"라며 "쿠바를 선택한 건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중국 인근에서 진행되는 미국의 정보 활동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쿠바 도청 기지의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군은 남중국해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있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지원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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