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행 적자 급증, 野는 추경 타령…위기 불감증 심각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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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들은 깜짝 인상 배경으로 “노동시장이 달아올라 인건비가 상승하고 초과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식지 않는 물가를 걱정했다. 미국도 13일 발표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대 중반이면 금리 동결 대신 베이비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최근 슈퍼 엘니뇨 현상과 우크라이나 댐 붕괴에 따른 글로벌 식량난 우려가 세계 경제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 벌써 허리띠를 푸는 조짐이 뚜렷하다. 1분기 여행수지는 32억3500만 달러 적자이고, 추석 연휴의 해외여행 상품은 조기 완판됐다. 1분기 해외 카드 사용금액은 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4월부터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부채 취약 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것과 대비된다. 가계부채에서 시작된 위험이 경제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올리면서 한국은 1.5%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상저하고(上低下高) 입장에서 “1.6% 성장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겠다”고 물러섰다. 9월에는 코로나 사태로 원리금 상환이 연장된 자영업 대출 37조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3%에 달하는데도 전기 등 에너지 요금은 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게 한국이다. 언제 여름철 ‘냉방비 폭탄’이 터질지 모른다. 상저하저(上低下低) 경고와 이른바 ‘9월 위기설’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위기의식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위기다. 추가경정예산을 만병통치약처럼 들고나오는 더불어민주당이 특히 문제다. 이재명 대표는 “바이러스는 평등하나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추경을 검토해야 한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에너지 추경부터”라고 외친다. 세수 펑크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도 포퓰리즘 정책을 마냥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다. 15개월 연속 무역적자, 8개월 연속 수출 감소라는 심각한 신호에도 위기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한국 경제가 수습 불능의 늪에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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